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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속으로 - 김석동> ‘팍스 몽골리카’ 를 아십니까
몽골, 13세기 세계 大제국 건설
오랜 과거 한민족과 깊은 교류
한국을 ‘형제의 나라’ 로 생각
양국 고대史 되새김도 큰 의미



몽골고원은 동으로 대흥안령산맥, 서로 알타이산맥, 남으로 고비사막, 북으로 바이칼호에 이르는 면적 272만㎢(우리나라 약27배), 평균 해발고도 1.5㎞의 고원지대다. 이 땅은 몽골(156만㎢)과 중국의 내몽골자치구(148만㎢)에 대부분 속해있으며 사방이 산지로 둘러싸인 준평원지역이다. 남부 고비사막이 100만㎢를 넘으나 중앙ㆍ동부지역은 상대적으로 강수량이 많아 가축을 방목하는 넓은 초원이다. 바로 이 몽골고원이 유라시아대초원의 주인공인 기마군단이 역사를 써 내려간 출발지이다.

몽골고원은 40℃ 가까이 올라가는 여름과 영하 40℃이하 까지도 내려가는 겨울이 교차한다. 지난해 12월 몽골의 수도 울란바타르를 방문했을 때 영하 30℃였는데 그곳에서는 ‘이상 난동(暖冬)’이라 했다. 몽골은 연간 강수량이 350㎜로 우리나라의 1250㎜에 비하면 턱없이 적다. 삶의 환경으로는 매우 열악하다. 이런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인지 기마유목민은 용감하고 동시에 영리할 수 밖에 없는 DNA를 갖고 있는 것 같다.

몽골 중등 국사교과서에서는 기원전 3세기이후 몽골영토에서 일어난 고대국가를 흉노, 선비, 유연, 튀르크(돌궐), 위구르, 키르키즈, 거란등의 순으로 기술한다. 여러 기마민족 중 몽골족은 돌궐시대에는 고원 동부로 밀려 났다가 돌궐 멸망 후인 8세기 중반부터 다시 고원 중심부로 돌아왔다. 이 시기에 몽골족과 튀르크족이 서로 섞이게 된다. 10~11세기에 많은 부족연합체가 형성됐고 11~12세기에는 타타르, 케레이트, 나이만, 메르키트, 몽골족의 5부족이 몽골고원을 나누어 지배했다. 이 가운데 몽골족에서 칭기스칸이란 영걸이 나타나 몽골초원을 통일하고 1206년 대몽골국을 세웠다. 몽골은 금나라ㆍ호레즘ㆍ탕구트를 정복하고 13세기에는 태평양연안에서 동유럽까지, 시베리아에서 페르시아만까지 정복ㆍ통치하는 역사상 세계 최대 제국을 건설, ‘팍스 몽골리카’를 실현했다.

2500년간의 유라시아 대초원에서 활약한 기마유목민족과 국가를 보면 ①흉노-훈 ②선비-유연-거란 ③돌궐-위구르-셀주크튀르크-오스만튀르크 ④몽골-티무르-무굴 ⑤여진-금-청으로 요약된다. 이들은 몽골고원과 그 동쪽 만주, 서쪽 중앙아시아를 주무대로 활동무대를 넓혀 나갔다.

기마군단은 오랜 과거로부터 한민족과 깊은 교류를 이어왔으며 한민족에 호감을 갖고 있다. 정서적인 공통분모를 다수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유적ㆍ유물은 물론 언어ㆍ생활관습ㆍ문화ㆍ생각하는 방식 등 곳곳에서 친연성을 확인 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보다 먼 한민족의 이동사에서도 이러한 관계가 나타난다. 김운회 동양대 교수에 의하면 한국인들은 신석기시대 ‘알타이-몽골-대흥안령-아무르강-만주’ 등으로 이어지는 북방라인과 직접 연계돼 있으며, 한국과 몽골은 동아시아지역 청동기문명의 주역으로 청동기 유적의 분포는 한민족 이동로인 즐문토기인의 이동로와 거의 일치한다고 한다. 몽골 북부의 바이칼호의 부리야트족의 일파가 이동해 부여와 고구려의 뿌리가 됐다는 연구도 있다.

몽골은 인구가 278만명이며 우리나라에 체류하는 몽골인은 2만4000명(전체외국인 157만명의 1.5%)이다. 몽골 인구의 1%에 이른다. 예로부터 몽골인들은 한국을 형제의 나라로 생각했고, 한국인을 솔롱고스(СОЛОНГОС)라고 부른다. 솔롱고(СОЛОНГО)는 무지개를 뜻한다. 그리고 몽골고원에서 대흥안령산맥으로 이어지는 만주 땅(동북3성)에는 200만명에 달하는 조선족이 거주하고 있다.

몽골고원에서 서에서 동으로는 동유럽, 터키, 중앙아시아, 만주에 이르기까지 기마군단이 전개해 온 역사와 한민족 고대역사의 흐름을 되새겨 보는 것도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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