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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시장 부활…관련株 들썩
올 국내 M&A 규모 50조 추정
우리은행 · 대우조선해양 등 진행
박스권 증시 ‘활력소’ 기대


다음과 카카오의 ‘깜짝 합병’ 성사를 전후로 움츠러들었던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현재 풍부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는 대기업들이 M&A를 통한 사업 리모델링과 영역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박스권 증시에 또다른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살아나는 M&A 시장…대기업 유동성도 풍부=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M&A 시장 규모는 40조~50조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매각가 5조~6조원이 예상되는 ‘최대어’ 우리은행을 비롯해 대우조선해양, LIG손해보험, 현대증권 등 30여곳의 대형 매물들이 시장에 나와 있거나 현재 매각 협상이 진행 중이다. 이들 기업들의 시장 영향력을 감안할 경우 관련 시장의 판도까지 좌우할 수 있는 M&A로 평가된다. 


중소형사에 대한 대기업의 인수전도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 23일 LG그룹은 디스플레이 구동 칩 설계업체인 실리콘웍스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NHN엔터테인먼트는 전문 예매사이트인 티켓링크 인수를 결정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아이엠투자증권 매각전에 참여하면서 ‘자기자본 1조원’ 증권사 진입을 노린다. 이랜드 역시 중국 시장을 겨냥해 화장품 업체 인수를 검토 중이다.

대기업이 보유한 현금도 충분하다. 한국은행과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 민간기업의 현금성 자산규모는 총 480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48%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일본(34%)과 미국(6%) 보다 높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현재 국내 기업들은 투자 지출, M&A, 자사주 매입 등의 여력이 충분하다”면서 “기업이 가진 현금을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지가 증시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련株 주가 들썩…장기 효과는 미지수=M&A 시장 활성화에 따른 주가 상승도 주목된다. 통상 M&A가 늘어날 경우 관련 시장 주가는 긍정적으로 움직인 경우가 많았다.

2007년 글로벌 M&A 시장이 4조9000억달러(약 5000조원)까지 크게 성장했을 때, 미국ㆍ유럽 증시는 연일 최고치를 경신했고 코스피도 사상 처음으로 2000선 돌파에 성공한 바 있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은 올해 글로벌 M&A 시장은 3조7000억달러 규모로 추정되며 2007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파라스 아난드 피델리티자산운용 유럽 주식부문 총괄역은 “기업들의 M&A 활동의 급증은 전반적으로 주식시장에 호재”라면서 “소형주보다는 대형주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국내 시장에서도 M&A 관련주들의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NH농협증권과 합병이 결정된 우리투자증권은 증권업 침체 속에서도 한달새 10% 이상 올랐다. 다음 역시 카카오와의 시너지 효과로 현재가보다 25~30% 정도 상승 여력이 생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경우 M&A가 활발해지면 시장에도 좋은 시그널로 받아들여지지만 국내 시장은 좀 다르다”면서 “M&A보다는 오히려 대기업들의 주주가치 재고와 배당 상승이 증시에 더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양대근 기자/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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