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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사람> “연매출 100억원 벤처창업 신화 도전”
- 지천명에 인생 2모작 김일겸 허브앤스포크 대표
실내운동기기 ‘텐조이 보드’ 히트
“제품 개발보다 파는게 더 힘들어”



“안정적일 것 같은 길이 알고보면 가장 불안한 길이죠. 경쟁이 치열하니까요”

국내 굴지의 대학에서 연구를 하고, 또 대기업에서도 IT 창업 컨설턴트로도 잘 나가던 중년의 사업가가 미래의 사장님들에게 전하는 말이다.

김일겸<사진> 허브앤스포크 대표는 요즘 ‘바쁜 사장님’으로 통한다. 창업 후 첫 작품으로 내논 ‘텐조이 보드’를 들고 학교로, 체육 선생님들의 모임으로, 때로는 일본의 게임업체 바이어들과 만나 이야기하다보면 하루가 훌쩍 지나간다. 타고난 운명을 알게 된다는 ‘지천명’ 나이의 중년 신사지만, 그의 표정은 20대 창업 벤처 사장 그 자체다.

나름 IT 컨설팅 분야에서 이름을 날리던 김 대표가 쉰 나이에 창업이라는 새로운 길로 나가게 된 것은 말 그대로 ‘우연’이였다. 실내 운동용 에어보드를 개발했으나, 홈쇼핑 납품 사기를 당해 사업을 접을 위기에 처해 있는 김종선 사장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IT와 접목하면 승산이 있겠다”는 판단이 섰다. 그리고 바로 창업에 나섰다.

김 대표는 “창업 아이디어는 꼭 본인이 내야만 하는 것이 아니다”며 “가족도 좋고 친구도 좋고, 때로는 일면식도 없던 사람이라도 누군가 만나서 이야기하면서 아이디어를 찾으면 된다. 그러다보면 아이디어가 넘칠 때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창업이라 하면 으레 자본금을 생각하고, 또 마케팅, 판로 같은 틀에 박힌 서류작업을 생각하기 쉽지만 답은 정작 현장에 있다는 경험담이다.

이후 네오위즈 등 국내 게임 및 콘텐츠 사업에서 활약하던 신용원 사장까지 함께 뭉쳐 지금의 허브앤스토크를 창업하며 본격적 사업의 토대를 갖추게 되었다.

하지만 창업이 바로 성공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뛰어난 아이디어와 제품, 콘텐츠 역량까지 갖췄지만, 이를 만드는데 필요한 경험과 돈, 그리고 판로 개척이 문제였다.

이 때 김 대표에게 또 하나의 희망이 찾아왔다. SK텔레콤의 베이비부머 세대 창업 지원 프로젝트 ‘브라보!리스타트’였다. 김 대표는 “신문에서 우연히 보고 알았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기분으로 응모했던 것”이라며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을 실감했다고 웃었다.

공모에 선정되며 받은 상금으로 최초의 스마트짐보드 프로토타입을 제작, 종이나 화면이 아닌 실물 제품을 외부에 보여줄 수 있었다. 또 6개월여 간의 심층분석과 그룹 비지니스 면담 등을 통해 ‘발로 움직이는 키보드’라는 자신의 아이디어가 세계 1등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은 가장 큰 수확이었다. SK텔레콤 오프라인 대리점, 그리고 11번가 같은 온라인 마케팅 지원도 덤으로 따라왔다. 그는 “막상 창업하고 보니 물건을 알리고 파는 것이 개발하는 것보다 더 힘들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됐다”며 벤처 육성 단계에서 판로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발로하는 디바이스로는 세계 1등일 것”이라며 “세계 모든 가정에서 하나 씩 가지고 있는 운동기구이자 IT기기로 만들고 싶다”며 연 매출 100억원 벤처 창업 신화를 향해 또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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