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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몸 사리는’ 철강업계…설비투자 2007년 이후 최저 수준
-올 해 4조5724억원…지난 해 대비 24.8% 감소

-철강공급과잉ㆍ재무구조 악화 등으로 보수적인 성장전략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한동안 외형 확대에 주력하며 설비투자를 늘려온 국내 철강업계가 세계경기 부진과 철강 공급 과잉을 이유로 투자를 급격히 줄이고 있다. 포스코(posco)가 올 해 연결기준 투자액을 연초 계획보다 8000억원 가량 줄이기로 결정하는 등 철강사들이 보수적인 투자계획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25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등 36개 철강업체는 올해 총 4조5724억원 규모의 설비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지난 해 설비투자액보다 24.8% 감소한 것으로 2007년 4조3261억원 이후 최저 수준이다. 설비투자 규모는 2012년 9조1376억원으로 정점을 기록한 후 지난 해 6766억원으로 급감했다.

가장 큰 이유는 철강 공급 과잉이다. 공급은 넘쳐나는데 건설, 조선 등 수요산업의 침체로 수급 불균형이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세계 주요 65개국의 조강생산량은 전년동월대비 3.4% 증가한 3662만6000t을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증가율은 10.9%에 달하며 65개국 중 가장 큰 폭의 증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해는 지난 해 완공된 현대제철 3고로의 생산량까지 더해져 국내 철강 공급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경기 침체로 철강사들의 수익이 악화되며 재무구조에 빨간불이 켜진 것도 원인 중 하나다. 재무구조 개선을 우선과제로 두면서 투자는 줄이고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상황이다.

포스코는 지난 19일 발표한 신(新)경영전략을 통해 2016년까지 법인세ㆍ이자ㆍ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을 8조5000억원까지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EBITDA 대비 부채율을 현 5.7배 수준에서 2016년까지 3배로 떨어뜨린다는 계획이다다.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 현재 진행 중인 투자계획도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동국제강도 부채비율이 247.84%, 차입금 의존도가 57.3%에 달하는 등 다른 철강사들과 비교해서도 재무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으로 최근 재무구조개선 약정 대상 기업으로 선정되며 산업은행과 약정 체결을 앞두고 있다. 동국제강은 현금 확보를 위해 최근 1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한편 설비투자는 줄었지만 R&D 투자는 소폭 증가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돈이 많이 드는 설비투자는 줄이지만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노력은 계속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 해 철강업계의 R&D 투자 규모는 5854억원으로 전년보다 10.6% 감소했지만 올 해는 5976억원으로 작년보다 2.1% 늘릴 계획이다. 올해 총 매출액 대비 R&D 투자액 비율은 0.8%로 작년보다 0.1%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철강협회는 전망했다.

철강협회 관계자는 “철강사들이 공장 신ㆍ증설보다는 기존 설비의 합리화와 유지ㆍ보수 중심의 투자를 당분간 계속할 것”이라며 “그러나 새로운 수요 창출과 경쟁력 향상을 위한 R&D 투자는 확대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sjp10@heraldcorp.com



<사진설명> 포스코가 지난 해 말 완공한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 일관제철소 모습. <사진=포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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