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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르신 설득하는 與 후보들, 첫 일성은 “대통령 눈물 흘리시는 거 보셨죠~”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6ㆍ4 지방선거 공식 선거 운동 첫날인 22일. 서울시 구청장 선거에 나선 새누리당의 어느 A 후보는 이날 지역 노인복지회관에서 어르신들을 만난 자리에서 “어머님 아버님, 박근혜 대통령이 눈물 흘리시는 모습 보셨죠?”라며 운을 뗐다.

회관에 계신 어르신들이 “예~”라고 대답하자, 이어 A 후보는 “총탄에 부모를 잃고 얼마나 힘들게 사셨겠어요”라고 말하고선 잠시 말을 끊었다. 이어 A 후보는 “그런데 눈물 흘리는 모습 보니 어떠셨어요? 우리들이 닦아드려야겠죠? 힘을 드려야겠죠?”라며 질문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어르신들이 이내 “아이고 마음이 얼마나 아팠겠어”, “대통령이 얼마나 힘들면 눈물을 흘렸겠어”라며 서로 말을 주고 받았다.

A 후보 뿐 아니라, 앞서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최경환 공동선대위원장도 대전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현장회의에서 “얼마 전 박근혜 대통령이 눈물로 세월호 사고에 대한 사과의 말씀을 국민들께 올렸습니다”라고 운을 띄운 뒤, “이제는 박근혜 대통령의 눈물을 닦아드려야 할 때 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처럼 새누리당 기초단체장 후보부터 시작해 당 지도부까지 너도나도 ‘대통령의 눈물을 우리 국민들이 닦아드려야 한다’고 강조하다 보니, 새정치민주연합 측은 “국민들의 눈물은 보이지도 않느냐”며 거세게 따져 묻고 있는 형국이다.

김한길 대표는 “온 국민이 울고 있는데, 새누리당은 놀랍게도 대통령의 눈물을 닦아드리자고 한다. 새누리당에겐 대통령의 눈물만 보이고 국민의 피눈물은 보이지 않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 당이 국민을 지키겠다고 하니 새누리당은 정권을 지키려고 한다. 대한민국은 대통령보다 국민이 더 높은 나라인 것을 잊지 말기 바란다”고도 했다.

박영선 원내대표 역시 “대통령의 눈물을 닦아줄 것인가, 국민의 눈물을 닦아줄 것인가. 대통령을 위한 대한민국인가, 국민을 위한 대한민국인가. 국민의 안전인가, 정권의 안전인가의 문제다”라면서 “선거 구도가 명확해졌다”고 꼬집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담화에서 눈물을 보인 계기로 새삼스레 정치인의 감성적인 눈물이 ‘진정인가’라는 논쟁이 연일 이어지는 모양새다. 최소한 정치판에서는 크든 작든 눈물 자체가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적인 행위로 읽히기 때문이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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