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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대형 아파트단지 VVIP 마케팅이 뭔지 봤더니...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환금성이 좋은 중소형 아파트 인기는 오르고 중대형 아파트 인기는 폭락하면서 건설사들이 상대적으로 분양이 어려운 중대형 아파트 마케팅을 위해 ‘부자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VIP 마케팅’ 또는 ‘VVIP 마케팅’이라고도 불린다.

VIP 마케팅이란 고가의 제품을 부유층만을 상대로 판매하며 제품에 아무나 살 수 없는 명품이라는 이미지를 덧입히는 것이다.

올해 처음 아파트 분양에 VIP마케팅을 도입한 건 지난 3월 두산중공업이 분양한 초고층 아파트 트리마제다.


이 아파트는 한강 조망권과 서울숲 ‘그린 프리미엄’을 앞세워 3.3㎡당 최고 4800만원을 호가하는 초고가 아파트로 화제를 모았다. 최고급 호텔 수준을 능가하는 인테리어, 호텔식 조식ㆍ주차ㆍ청소 서비스, 실제 골프장을 방불케 하는 대형 골프연습장 등 기존 아파트에서 보지 못한 다양한 장점을 내세웠다.

이 아파트 분양업체는 분양 홍보관을 마련해놓고 방문객을 맞이한 다음 사전예약을 신청한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정식 오픈 전인 견본주택을 관람시켜주는 방식으로 VIP 마케팅을 진행했다. 방문객은 다른 견본주택과 달리 북적이지 않는 공간에서 자신을 전담한 안내원을 따라 긴 시간 상세한 설명을 들으며 견본주택을 관람할 수 있었다.

견본주택 내부에 설치된 카페 공간에서는 다양한 메뉴상의 음료를 무상으로 제공했다. 당시 한 방문객은 “견본주택은 보통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는데 이곳은 한산한 가운데 시간에 쫓기지 않고 여유롭게 관람하며 친절한 설명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며 “분양 여부를 떠나 견본주택의 새로운 콘셉트가 나타난 것 같아 인상적이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분양이 임박한 초고층 주상복합 용산 래미안도 VIP 마케팅을 도입했다. 이 아파트는 비록 용산역세권개발이 무산됐지만 용산역 앞 노른자 땅에 짓는 고급 주상복합으로 한강과 향후 조성될 예정인 용산민족공원 조망이 가능하고 아파트가 중대형으로 구성돼 향후 고급 주거지로 거듭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분양업체는 현재 견본주택을 공식 오픈하지 않았지만 사전예약한 고객들을 초청해 견본주택 내부를 공개하고 있다. 한 방문객은 “용산 개발로 워낙 주목을 받은 곳이라 사전 예약을 신청하고 다녀왔다”며 “향후 지역의 랜드마크로 만들기 위해 시공사가 공을 들인 기색이 역력했다”고 말했다.

분양 관계자는 “최근 중대형 아파트의 인기가 예전같지 않아 결국 수요층은 경기에 덜 민감한 고액 자산가들이 될 것으로 보고 사전 예약을 통한 VIP마케팅을 하기로 했다”면서 “고액 자산가들은 마음에 드는 주거단지가 장래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는 특성이 있어 이들에게 어필한다면 분양 성적이 좋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전반적인 중대형 시장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 되는 곳은 되고 안 되는 곳은 안 되는 양극화 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여 초고가 중대형 아파트 단지의 VVIP 마케팅 기법은 더욱 성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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