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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피아의 나라’ 伊, 매춘ㆍ마약밀매도 경제활동?…지하경제 비중 GDP의 35%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마약 밀매는 유통업, 매춘은 서비스업(?)’

‘마피아의 나라’ 이탈리아가 내년부터 국내총생산(GDP) 산정에 매춘과 마약 밀매 등 범죄 산업을 포함시키기로 했다.

한때 유럽 경제위기의 주범으로 몰렸던 이탈리아는 여전히 낮은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전체 GDP의 35%에 달하는 지하경제를 경제성장률 산출에 포함키로 한 것은 표면적인 경제지수 향상을 노린 궁여지책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탈리아 통계청(Istat)은 22일(현지시간) 새롭게 마련된 유럽연합(EU)의 규정에 따라 GDP 산출 방법을 개선, 밀수 담배 및 주류와 매춘ㆍ마약 밀매 등을 GDP에 포함시키기로 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들 산업이 GDP 산정에 포함될 경우, 이탈리아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정부가 추산한 1.3%를 훌쩍 뛰어넘어 최대 2%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탈리아가 범죄 산업마저 경제에 포함하고자 하는 이유는 범죄조직인 마피아가 경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이들이 영위하는 산업도 무시할 수 없는 규모이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중앙은행이 밝힌 2012년 범죄 산업 규모는 GDP의 10.9%에 달한다.


이를 조금 더 확장한 이탈리아의 지하경제는 전체 GDP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서치기관 에우리스페스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마피아가 소유한 사업에서부터 불법 아파트 임대에 이르기까지 이탈리아 지하경제 규모는 5400억유로(2011년)로 전체 경제의 35%에 이른다.

또한 정부 당국에 신고된 근로자의 35%인 600만 명이 생활비 충당을 이유로 소득신고를 하지 않고 부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세금을 내지 않는 ‘회색경제’의 규모도 GDP의 16.5~17.5%(2008년)에 달한다고 AFP는 전했다.

Istat은 이같은 불법적인 경제행위들이 잘 보고되지 않는다는 특성 때문에 범죄 산업이 GDP 산정에 추가되는 것은 힘든 과정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Istat은 “무엇이 불법 행위인지에 대한 개념에도 해석에 차이가 있을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탈리아 마피아는 부동산 개발, 폐기물 처리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티칸은행이 마피아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전면적인 개혁에 나섰고, 이탈리아 정부는 나폴리 인근에 수천 톤의 독성 산업 폐기물을 유기한 마피아를 단속하기 위해 군대를 파견하는 등 지하경제 색출ㆍ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영화 ‘대부’로 유명한 시칠리아의 마피아 ‘코사 노스트라’의 보호를 받기 위해 20년 간 현금을 건넨 사실이 지난해 드러났으며 클라우디오 스카졸라 전 산업부 장관은 마피아와 연루된 사업가를 돕는 등 정치 권력과의 뿌리깊은 정경유착은 여전히 심각하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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