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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린리빙 스페셜] 소금도 간장도…이젠 ‘덜 짜야’ 팔리는 세상
<건강 100세, 심플 테이블에서 답을 찾다>
1부 바른 먹거리 ⑧ 숨은 1g까지…우리 밥상의‘ 나트륨 다이어트’


‘짭조름’ 이 제 맛이던 햄 · 젓갈서 김치까지 이젠 ‘짜지 않은’ 으로 이름표 바꿔달아
소금 · 간장도 ‘저염’ 타이틀 달아야 팔려…나트륨 저감공법 · 염분 줄인 다대기…
외식업체들도 소금기 빼기 잇단 동참



‘짭조름한게 맛있습니다’라는 말을 들으면 웬지 입안에서 군침이 도는 게 식감을 자극한다. 짭조름한 깻잎 장아찌, 짭조름한 명란젓 등등...주식 보다 반찬에 유독 신경을 쓰는 우리네 식단엔 ‘짭조름’이 최고의 밥상으로 대접을 받았다.

못 먹고 못 입던 시절 소금이 명절 선물 목록에 오르고, 소금 한 자루가 쌀 한가마니 만큼이나 귀한 부상으로 꼽혔던 것만 봐도 쉽사리 알 수 있다.

하지만 최근 한국인의 밥상에서 이 ‘짭조름’을 물리치기 위한 한 판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햄류는 기본이고, 최근엔 김치까지 모든 식품에 ‘짜지 않은’ 이라는 꼬리표가 붙고 있다. 심지어 국 그릇을 작게하자는 아이디어까지 우리네 밥상에 ‘나트륨 다이어트’가 거세게 불고 있다.


▶나트륨, 염도는 확 빼고...소금과 간장에 부는 ‘천연’ 바람= 최근 대형마트 식재료 매대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소금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손에 꼽힐 정도로 많지 않았던 소금류가 최근엔 매대 하나 전체를 차지할 정도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소금도 다 같은 소금이 아니다. 천일염에서부터 구운소금, 향신료를 가미한 소금까지 그 종류도 천차만별이다.

본지가 롯데마트에 의뢰해 최근 5년간 소금 매출을 분석한 결과 나트륨 함량을 줄인 저염 소금에 대한 수요가 갈 수록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대표적인 게 천일염이다. 천일염은 나트륨 함량이 80~85% 수준이다. 일반 정제소금의 경우 나트륨 함량이 98%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15~20% 가량 적다.

천일염의 경우 전체 소금에서 차지하는 매출 구성비가 지난 2010년 20.4%에 그쳤던 것이 지난해엔 35.1%로 크게 늘었다. 롯데마트 PB 상품인 ‘초이스엘 천일염’과 ‘손큰 천일염’의 경우 전체 천일염 매출의 30%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고, ‘백설 천일염 오천년의 신비’ ‘청정원 3년묵은 천일염’ 등 그 종류도 많아지고 있다.

나트륨 함량이 가장 높은 가공 소금의 경우에도 같은 기간 49.4%에서 42.9%로 해마다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최근엔 나트륨 함량은 줄이는 대신 양파, 마늘, 허브 등의 향신료를 가미한 소금들이 대거 등장했다. 천일염이건 가공소금이건 소금류 모두 ‘나트륨 다이어트’에 나선 것이다.

짠 맛을 내기 위해 종종 손이 닿는 간장도 염도 다이어트에 나서고 있다. 샘표식품은 기존의 간장보다 염도는 25% 낮춘 대신 청정 신안바다 천일염으로 미네랄을 강화하고, 간장의 맛과 향은 그대로 유지시킨 ‘맛있는 저염 간장’을 내놨다. 처음 출시됐을 당시엔 고혈압 등 환자식을 위한 용도였으나 최근엔 아이들 이유식부터 일반식까지 다양하게 활용되는 모습이다.


▶김치도, 부대찌개도...나트륨과의 전쟁= 우리네 밥상에서 빠지지 않으면서도 또 ‘저염식단’에서 피해야 할 대표적인 식품이 김치다. 보통 시중에서 파는 김치의 경우 나트륨 함량이 100g당 735~803㎎에 달한다. 성인의 하루 나트륨 최소 필요량이 500㎎, 세계보건기구와 우리나라에서 권장하는 1일 나트륨 목표 섭취량이 2000㎎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김치 100g만 먹어도 ‘나트륨 과잉’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최근 저염김치가 속속 시중에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아워홈은 얼마전 기존 김치제품에 비해 나트륨 함량을 50% 이상 줄인 ‘손수담은 아삭김치’ 2종을 내놓았다. 신제품의 나트륨 함량은 100g당 374㎎에 불과하다.

아워홈은 이를 위해 독자적으로 나트륨 저감공법까지 개발했다. 나트륨 저감공법은 절임부터 양념 단계까지 모두 적용되는 기술로 염도를 40% 이상 줄인 저염수를 활용, 장시간 절임한 배추에 저염 양념을 사용해 버무려 내는 방식이다. 또 자체 개발한 항균기술을 적용해 숙성과정에서 발생하는 병원균은 없애고, 몸에 좋은 유산균은 그대로 살렸다는 게 특징이다.

외식업체 놀부NBG 역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나트륨 저감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정부가 오는 2017년까지 범국민의 나트륨 과잉 섭취량 20%(3900㎎) 저감화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것.

놀부는 이를 위해 부대찌개 핵심원료로 꼽히는 다대기에 함유된 나트륨 양을 대폭 절감했다. 올해 1월부터 나트륨 총량 19%를 줄인 나트륨 저감화 다대기를 생산해 현재 해물부대찌개에 적용 중이다.

놀부NBG 관계자는 “나트륨 절감수치를 향후 보다 낮추어 적용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리, 연구개발을 할 계획”이라며 “나트륨 저염화가 부대찌개에서 어느 정도 안정화되면 다른 브랜드들로도 확대시행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석희 기자/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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