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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추산업이 흔들린다> 잇따른 신용등급 하락에 해운ㆍ조선ㆍ건설 돈줄 막힌다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중추산업의 위기는 해운과 건설업종에서 심각한 수준이다. 업황 불황과 실적 악화, 자금조달 차질과 신용등급 하락이라는 악순환의 덫에 단단히 걸린 양상이다.

지난해 GS건설이 1분기에 믿기 힘들 정도의 5000억원 영업적자를 내며 피부로 다가온 건설업종의 위기는 시간이 지나도 뚜렷한 개선 기미가 없다. 업황 불황의 여파 속에 침체에 허덕이는 해운업계도 저마다 살 길을 찾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아직 차갑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12년과 2013년 업종별 수익성(이자보상비율)과 안정성(차입금의존도)를 비교한 결과, 운송과 건설은 이자보상비율이 지난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영업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도 못 내는 형편이라는 의미다. 


반면 총자산에서의 차입금 비중(운수업 57, 건설업 28)은 제조업 평균(20)을 크게 웃돌았다. 박태근 삼성증권 연구원은 “해운, 건설 등 주요 한계업종의 구조조정 실행이 늦어지거나 확보 자금 규모가 축소되면 하반기에도 유동성 및 부도 위험이 지속되고 신용 스프레드가 다시 확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해 신용위험에 시달린 이들 업종의 사정은 올들어서도 좀체 나아지지 않고 있다. 올들어 국내 3대 신용평가사가 신용등급을 하락 조정한 37건 가운데 조선, 해운, 건설사가 11건에 달했다.

신용등급 하락 행진을 반영하듯 지난 1분기 회사채 시장에서 운송 및 조선 업종의 만기물(각각 7800억원, 1800억원)은 대부분 현금으로 상환됐다. 건설업종은 1조원에 달하는 만기물 가운데 12%만이 공모 차환에 성공했다. 크레디트 시장에서 우량물에 자금수요가 집중되면서 비우량 회사채의 만기 물량은 차환되지 못하고 현금으로 상환되는 것이다.

운송 및 조선 업체들은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이나 회사채신속인수제 등으로 만기 물량을 충당하기도 했다.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A등급 이하 여신전문금융회사와 일반기업의 ABS 발행은 증가 추세다. 회사채 시장 양극화에 따른 자금조달 어려움과 발행금리 상승 등이 ABS 발행으로 기업을 몰아넣고 있다.

한때 회사채 시장의 ‘큰 손’ 이었던 대한항공도 매출채권이나 항공기 등을 담보로 ABS 발행만 하고 있는 형편이다. 유동성 위기를 겪는 한진해운에 재무지원을 하느라 회사채 발행은 엄두도 못 내고 있는 것이다. 항공업황 부진이 지속되는데다 한진해운의 신용리스크도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ABS 조달 비용을 낮추기가 쉽지 않다.

한진해운은 자산매각과 회사채신속인수제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지만 오는 6월과 9월 총 21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데다 내년엔 70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기다리고 있다.

김봉균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올해 해운업황은 공급과잉률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불확실성 해소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운 메이저 3사인 Maesk, CMA, MSC의 P3 네트워크 결성으로 경쟁이 심화되는 것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건설사들도 울고 있긴 마찬가지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건설사 주가는 턴어라운드 기대감에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크레디트 업계의 시각은 아직 차갑다. 무엇보다 작년 4분기 대림산업, 대우건설 등 주요 대형 건설사가 해외부문 및 주택부문의 손실로 줄줄이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가해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 올해 1분기 삼성물산과 대림산업 등이 실적 개선을 이루고는 있지만 뚜렷한 업황 회복으로 인식하기엔 부족하다.

이경록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중동지역 수주 원가율 상승으로 어닝쇼크는 일단락되며 수익성 훼손 우려가 완화됐다”면서도 “국내 사업장의 경우 정책보다 수급 영향이 크기 때문에 부정적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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