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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추산업이 흔들린다> 살얼음판 걷는 현대ㆍ한진ㆍ동부 그룹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ㆍ한진ㆍ동부 그룹이 핵심자산 매각 등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하지만 구조조정 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질 않는 등 자칫 STX나 동양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동부그룹은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두고 금융권과 크고 작은 마찰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총 3조원 규모의 자구계획안을 발표한 동부그룹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견해 차이를 계속 보여왔다. 이달 초에는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을 직접 만나 강력한 구조조정을 촉구했다.

동부그룹은 동부건설이 보유한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100%(3100억원 규모)를 사모펀드인 KTB 프라이빗에쿼티(PE)에 매각하는 본계약(SPA)을 조만간 체결하게되면 겨우 첫 성과가 나오게된다. 부채까지 포함한 총 인수 금액은 6700억원으로 추정된다.

더 큰 고비가 남았다. 동부그룹이 내놓은 매물 중 가격이 가장 높은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당진발전 매각 건이 남았다. 포스코가 패키지 인수를 전제로 실사작업을 진행 중에 있지만, 적정 매각대금을 놓고 산은과 2000억원 이상 차이를 보이면서 마지막까지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

현대와 한진 그룹은 동부에 비해 비교적 원활하게 구조조정 작업이 진행 중이라는 평가다. 현대그룹은 지난해 12월 3조4000억원 규모의 자구안 발표 이후 5개월간 2조원이 넘는 규모의 자구안을 이행했다. 향후 현대증권을 비롯해 현대로지스틱스, 반얀트리 매각 건이 주목할 부분으로 꼽힌다.

한진그룹은 한진해운과 대한항공의 주요 자산을 매각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한진해운은 대한항공에 2500억원의 담보대출을 받고 자산관리공사에 선박 10척을 팔아 1억200만달러(1089억원)를 마련했다. 대한항공은 노후 항공기를 800억원에 매각하는 등 5000억원이 넘는 자구안을 실행 중에 있다.

하지만 두 그룹도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매년 200억원 이상 흑자를 내는 알짜 계열사인 현대로지스틱스가 매각될 경우 그룹의 위상은 크게 축소될 수 밖에 없다. 한진그룹은 S-OIL 지분 매각이 최대 변수로 꼽힌다. 당초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기업인 아람코에 전량 매각할 예정이었지만 한진이 보유한 S-OIL의 주가 가치가 지난해 12월 2조2000억원에서 현재 1조7000원까지 떨어지면서 협상이 진전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들 세 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이 계속 늦어질 경우 동양ㆍSTX처럼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유동성 확보만을 우선적인 목표로 삼기보다는 기업의 성장동력을 살릴 수 있는 중장기적인 정상화 계획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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