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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포럼 - 유단희> 법질서 확립부터 다시 시작하자
유단희(분당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

모든 폭력의 뿌리는 영유아기에서 시작해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이 되면 음주, 마약, 사회폭력으로 이어지고 결국 거리의 무질서로 나타난다.

어렸을 때 부모로부터 학대받거나 폭력에 노출됐던 학생들은 학교에서 폭력을 행사하다가 학교밖으로 비행을 하게 된다. 이들중 일부는 술과 조직폭력, 심지어 마약 등에 연루돼 더욱 심각한 사회폭력을 유발한다. 그리고 급기야 사회폭력을 주도하는 거리의 무법자들은 불법주정차와 과속 및 신호위반, 심지어 음주운전 등 다양한 형태의 반사회적 행동을 서슴없이 자행한다. 가정폭력이 자라서 학교폭력이 되고 학교폭력이 자라서 사회폭력으로 변질되는 것은 마치 자연 순환계의 원리와도 그리 다르지 않다.

경찰이 폭력의 가장 근원적인 문제인 가정폭력에서 학교폭력 그리고 성폭력을 근절하겠다는 의지는 그늘진 사회를 바로잡아 정상적인 사회공동화에 합류시키고 더불어 잘살아보자는 것이다.

최근들어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도덕불감증이 자주 도마위에 오른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은 법인데 우리 사회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다시말하면 지적수준이 높고 경제적으로 안정돼 있는 중상위층 시민들은 준법의식이 더욱 높은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하기 어렵다.

교수나 교사가 제자를 성폭행하거나 보호시설의 관리자가 피수용자들을 학대하거나 공직자들이 음주운전을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한 헌법학자는 강의시간 칠판에 ‘Elite’를 써서 두종류로 설명했다. 하나는 우리가 통상적으로 사회를 이끌어가고 모범이 되는 엘리트 또다른 하나는 황금만능주의와 쾌락주의에 매몰된 ‘이리떼’이다.

심리학의 원조라 일컫는 프로이드는 인생의 항로가 대부분 영유아기의 성장과정의 경험들로 인해 결정되며 무의식과 잠재의식이 평생 한사람의 행동과 결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전제하고 있다. 하지만 그후 인간존중의 심리학을 거쳐 정신분석학이 발달하면서 오늘날 합리적 인지행동 치료 또는 정서장애 치료학자들간에는 잘못된 행동은 불합리한 신념의 사고체계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을 합리적으로 개선해주면 잘못된 행동이 개선된다’라고 주장하는 것이 통설이다.

지금이 다시 시작할때다. 사회지도층이 솔선하는 자세를 보이고 공직자들이 심기일전해 새로운 각오로 헌신과 봉사 그리고 희생의 밑거름으로 정진한다면 우리의 미래인 새싹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불어 넣어줄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꿈꾸어왔던 것들은 마치 일순간 물거품처럼 변하고 황량한 벌판에 서있는 듯한 지금, 과연 안전하고 행복한 나라로 가는 첫걸음은 무엇이어야 할까? 그것은 두말할 나위없이 법질서확립이다. 두 번째도, 세 번째도 법질서확립이다. 법질서확립만이 우리가 선진국의 문화환경으로 거듭날 수 있으며 이 참담한 난국에서 국민들에게 믿음을 주고 다시 태어날 수 있는 핵심 키워드다. 국민총생산이나 소득수준으로 환산하는 선진국 잣대의 계산방법은 이 기회에 달라져야 한다. 공직자는 물론이고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변해야 국가개조의 틀이 완성되고 행복하고 안전한 나라로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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