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요우커’가 국내 유통업계를 쥐락 펴락하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면세점의 경우 ‘요우커’의 힘에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부쩍 높아진 중국인 의존도에 대한 불안감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면세점 업계 한 관계자는 “(매출에 있어) 요우커의 힘은 절대적으로 무시할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지나친 요우커에 대한 의존도가 국내 면세점 업계는 물론 유통업계 전체에 약이 될지, 아니면 독이 될지는 모를 일이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유통 채널이 매출 하락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요우커의 힘으로 매출을 끌어 올리고 있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실제 매출액 기준으로 롯데면세점의 중국인 비율은 지난해 45% 대로 상승해 내국인 비율(40%)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신라면세점 역시 중국인 의존도가 더 높다. 21일 현재 중국인 비중이 약 60%에 달하는 반면, 내국인 비중은 30%에 불과하다.

업계에선 중국 내 한류 열기가 식거나 한ㆍ중 관계가 경색돼 반한감정이 불거질 경우 상황이 급변할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면세점 업계의 성장률도 최근 정점을 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중국인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우려감을 낳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오는 8월 중국 하이난에 세계 최대인 7만㎡ 규모의 면세점이 문을 열 예정이어서 상당수 중국 고객이 하이난으로 발길을 돌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주요 면세점이 최근 내국인 고객을 붙잡기 위한 행보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롯데면세점은 내국인만을 대상으로 ‘선불카드 두배 증정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2000 달러 이상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24만원(기존 12만원) 상당의 선불카드를 제공하고, 축구 대표팀이 브라질 월드컵 16강에 진출하면 1600달러 이상 구매 고객에게 16만원어치 선불카드를 추가 제공한다.

또 1달러 이상 구매 고객 중 5명을 추첨해 할리우드와 베벌리 힐스 등을 다녀올수 있는 여행권을 제공하고 예비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1000만원 상당의 고급 시계를 증정하는 등 내국인 대상 프로모션을 강화했다.

신라면세점 역시 내국인을 대상으로 29일까지 구매금액별 최대 20만원까지 선불카드를 증정하고, 서울점은 낮 12시 이전과 오후 7시 이후 구매 고객에게 최대 32만원까지 구매금액별 선불카드를 제공하는 행사를 펼치고 있다.

서울점과 인천공항점, 김포공항점, 제주점에서는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골드멤버십 발급, 선불카드 증정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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