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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개정국 核으로 뜬 프라윳 육참총장
태국 군부 계엄령 선포
태국 군부가 20일(현지시간) 계엄령을 선포하면서, 태국 사태의 중대 변수로 부상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군 계엄령 선포는 태국의 군부 최고 실세인 프라윳 찬-오차(60) 육군 참모총장의 손 끝에서 나왔다. 그는 앞서 지난 15일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 “무고한 민간인에게 폭력과 전쟁 무기를 사용하는 이들을 비롯해 모든 집단에 경고한다”며 “폭력이 계속되면 평화와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군이 나설 수도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는 당시 “군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할 필요가 생길 수 있다”며 민간인이 다치면 “결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군사 행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의 발언대로라면 군은 지난 7일 잉락 친나왓 총리 사퇴 이후 반(反) 탁신과 친(親) 탁신 세력간의 무력 충돌 위기가 고조되자, 민간인 피해를 차단하기 위해 군사 행동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010년 10월 육군 참모총장에 오른 프라윳 총장은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반대하며 왕정을 옹호하는 극 왕정주의자다. 2009년 친 탁신 ‘레드셔츠’ 봉기 때 방콕을 포위하며 강제진압을 진두지휘해 시위대를 해산시킨 주역이다.

군부의 전격적 계엄령 선포는 나와툼룽 분송파이산 과도총리 대행이 지난 19일 내각 총사퇴를 거부하는 목소리를 낸 지 하룻만에 나왔다. 반 탁신 세력과 상원 일각에선 잉락 총리 실각 이후 정치 안정을 위해 현 정부의 전면 퇴각을 요구하고 있다. 반 정부 시위자인 수텝 터억수반 전 부총리는 지난 13일 과도 총리 대행이 물러날 것과 새 과도총리 임명을 주장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나와툼룽 총리 대행은 19일 비공개 장소에서 법무 장관과 상원 의원 2명을 만나 협의를 한 뒤 사임은 “의무 방기와 헌법 위배”라면서 “총리로서 전권을 위임받아 의무를 다할 것이다”고 사퇴를 거부했다.

잉락 총리 실각 뒤인 지난 10일 이후 친 탁신 세력은 방콕 서부 외곽에서 시위를 계속하면서 반 정부 세력간의 무력 충돌 가능성은 높아졌다.

이런 정황으로 미뤄 프라윳 참모총장은 총리 대행의 사전 승인 없이 군사 행동에 나섰을 가능성이 높다. 현 정부를 무력으로 퇴진 시킨 뒤 반정부 인사를 총리로 임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태국 군부는 1932년 입헌 군주제 도입 이후 18차례 쿠데타를 시도해 11차례 성공시킨 전력이 있다. 정치 혼란기마다 전면에 나서 권력 구도 재편에 주도적 역할을 해왔다. 이번에도 군부가 사태 해결의 핵으로 떠올랐지만, 친 정부 세력의 반발을 불러, 양 측간 충돌 시 상당한 인명 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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