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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사람> 전문성 하나로 파격 발탁된 45세 국장 권오상 금감원 복합금융감독국장
[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지난달 18일 금융감독원 조직개편 인사명단이 발표된 직후 금감원 안팎은 크게 술렁였다. 국장급 부서장인 복합금융감독국장에 임명된 외부 전문가 출신 때문이었다. 주인공은 바클레이스캐피탈, 도이체방크 등 외국계 금융기관에서 임원을 지낸 파생금융상품 전문가인 권오상 전 차의과학대 글로벌경영학과 교수다. 대부분 50대 중반인 다른 부서장들과 달리 권 국장은 올해 1969년생인 45세다. 1999년 금감원 설립 이후 최연소 국장급 간부로 발탁됐다.

반토막난 연봉에 격무에 시달리는 금감원으로 온 이유가 뭘까. 권 국장의 답변은 간단했다. “국가를 위해 봉사하고 싶었습니다. 해외 파생금융상품 시장에서 배운 경험을 우리나라의 금융 선진화를 위해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었어요.”

그는 “부모님과 외조모 모두 교사셨는데 ‘나쁜짓하면 안된다’ ‘나라를 위해 봉사해야 한다’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며 “ 알게 모르게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며 미소지었다.

대부분의 파생금융상품 전문가들이 경영ㆍ경제학을 전공한 것과 달리 권 국장은 서울대와 카이스트(KAIST)에서 공학을 전공했다. 세계적인 명문대학인 UC 버클리대에서도 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프랑스 인시드(INSEAD) 경영대학원에 입학하면서 ’파생금융상품’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권 국장은 “2000년대 중반부터 파생금융상품 시장이 복합화되면서 공학과 수학에 기반을 둔 모델링이 중요해졌다“며 “파생금융상품시장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선 공학적인 방법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시드 MBA를 취득한 이듬해부터 세계적인 금융중심지인 런던, 싱가포르, 홍콩 등에 소재한 금융기관에서 경험을 쌓았다.

2년간 바클레이스캐피탈 매니저로 근무했고 2007년부터 2011년까지는 독일 최대은행인 도이체방크 상무를 지냈다.

비정형성이 큰 파생상품의 실무감각을 익히고 나자 경험에서 알게 된 파생상품 관련 이론을 정리하고 싶었다. 잘나가는 투자은행 임원에서 교수로 자리를 옮긴 이유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는 KAIST 기술경영학과, 올초엔 차의과학대 교수에 임명되면서 관련 이론도 정립했다.

실무에 이론적인 토대까지 갖춘 점이 최수현 금감원장의 마음을 잡았다. 권오상 국장과 일면식도 없던 최수현 원장은 삼고초려 끝에 그를 국장으로 영입했다.

권 국장은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나친 ‘쏠림 현상‘을 꼽았다. 그는 “금융시장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 없이 분위기에 휩쓸리는 현상이 지나치게 심하다“며 “쏠림현상을 극복하는 것이 한국 금융시장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근본적인 방안이 될것”이라고 조언했다.

해외 금융시장에 비해 과도한 국내 금융 관련 규제는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 국장은 ”새로운 파생상품 형태면 무조건 위험하고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면서 “갖춰야 할 몇가지 조건만 제대로 만들어놓고 길을 열어줘야 한다. 그래야 우리나라 금융자본시장이 발전할수 있다”고 밝혔다.

투자상품과 관련한 금융소비자피해 발생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이 투자 전 금융상품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게 중요하다”면서도 “투자는 리스크(위험)를 안고 간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어렸을때부터 금융 및 경제 관련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외부 전문가로서 세월호 참사 이후 수면 위로 드러난 공직사회의 ‘관피아(관료+마피아)’를 바라보는 권 국장의 시선은 어떨까. 그는 “다른 나라에 비해 국내에선 전문성있는 외부 전문가가 공직 사회에 진입하는 게 쉽지 않다”며 “공공 분야와 민간 분야의 교류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국장은 “외부 전문가가 공직 사회에 들어오면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영입된 외부 전문가 스스로 먼저 노력해야 이 같은 부정적인 시선을 잠재울 수 있다. 나부터 잘하겠다”고 말했다.

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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