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식 ‘애프터눈 티’ 에 열광
롯데백화점 올 신장률 22.7%
유통가도 소비자 니즈 충족 위해
‘젊어진’ 맛 · 디자인으로 고객몰이
커피 열풍으로 인해 주춤했던 티(Tea) 소비가 젊고 세련돼지고 있다. 다과와 함께 즐기는 영국식 ‘애프터눈 티’가 젊은 여성층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고, 커피에 싫증난 젊은 소비자들의 차 소비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차 시장이 여가 트렌드(Trend)의 하나로 자리잡으면서 유통가 역시 새로운 소비층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맛과 디자인 면에서 좀 더 ‘젊어진’ 상품들을 내놓으며 고객몰이에 나서고 있다.
▶애프터눈 티 열풍, 차 마시는 입맛 까다로워져=“예약하려는데요, 혹시 어떤 차 쓰시나요?”. 서울 한 호텔 관계자는 최근 애프터눈 티 세트 예약 문의에 눈코 뜰새 없다. 마냥 예약만으로 끝나지도 않는다. 어떤 종류의 차를 사용하는 지 묻는 이들도 많다. 혹 자신이 원하는 차 브랜드가 아닐 경우에는 예약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 관계자는 “차를 마실 때도 꼼꼼히 따져보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커피 문화’가 일상화된 가운데서도 차는 여전히 매니아들의 세계에서 머물러왔다. 하지만 최근 영국의 애프터눈 티가 젊은 여성을 중심으로 유행, 디저트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동시에 커피 만큼이나 차를 고르는 입 맛도 다양하고 까다로워졌다.
서울 시내 특급호텔에서 판매하고 있는 애프터눈 티 세트의 인기도 뜨겁다.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의 경우 애프터눈 이용 고객이 동기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고, 롯데호텔서울의 더라운지와 살롱 드 떼의 애프터눈 티세트는 지난해 판매량이 전년 대비 329% 오른데 이어 올해 역시 1000여개가 넘게 판매되고 있다. 2인 3만원 대로 비교적 합리적으로 즐길 수 있는 쉐라톤 서울 디뷰크시티호텔과 세종호텔의 애프터눈 티 세트도 주말의 경우 예약없이 먹기 힘들 정도로 찾는 고객이 많다.
차 종류ㆍ브랜드의 ‘프리미엄화’ 도 뚜렷하다. 강남의 한 호텔 관계자는 “이번 애프터눈 티의 트렌드는 티 부분을 강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호텔서울은 오스트리아, 헝가리 등 황실에서 즐기는 로네펠트 티, 콘래드 서울은 명품 프랑스 티 브랜드인 다만 프레르,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은 세계 3대 홍차 브랜드인 딜마,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스티븐 스미스 티메이커를 사용한다.
▶커피에 질린 소비자, 차에 빠지다=커피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커피 이외의 음료에 대한 인기도 상승, 덩달아 ‘차’를 찾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차 상품군의 신장률은 2011년 5.4%, 2012년 10.1%, 2013년 15.6%로 해마다 높아지고 있고 올해(1~4월)는 22.7%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경기점과 SSG푸드마켓 청담점에 있는 차 셀렉션 매장의 매출 역시 2012년에서 2014년까지 19.2%, 23.7%, 17.3% 등 매해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차를 즐기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해외 ‘브랜드’ 차 상품을 선호하는 이들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신세계백화점의 차 대표 인기 상품에는 5만원 대의 프랑스의 대표 홍차인 마리아쥬 프레르의 마르코폴로 티백과 로네펠트 티백 등이 이름을 올렸다.
상품도 다양해졌다. 차를 즐기는 젊은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차 구매층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업계관계자는 “차 시장이 과거 고가 프리미엄 상품과 저가의 대중적인 상품으로 양분된 트렌드를 보였지만 최근 다양한 연령층의 고객이 급증하면서 블렌딩과 디자인을 차별화한 상품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백화점은 다변화되고 있는 고객의 수요에 맞춰 차 상품의 수를 지난해 5월보다 20%이상 늘렸다. ‘초코바나나’, ‘크런치너트’,‘바닐라에스프레소’ 등 달콤한 향을 담아 블렌딩한 ‘오설록 디저트 티 세트’는 새로운 맛을 선호하는 젊은층에게 인기다. 캐모마일, 유기농마테, 도라지차, 우엉차 등 동서양의 다양한 이색 차를 한번에 즐길 수 있는 ‘쌍계명차 티이즘 콜렉션’도 반응이 좋은 상품 군이다.
손미정 기자/ balm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