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회 세계문학상 수상작인 소설 ‘보헤미안 랩소디’(나무옆의자)는 사기진료로 어머니를 죽게 한 의사를 상대로 법정 싸움에 나선 한 판사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의 정의를 묻는 작품이다. 뉴스에서 보거나 한 집 건너 누군가의 이야기일 듯한 소설의 내용은 짐작처럼 실제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졌지만, 이 소설의 탁월한 점은 어머니의 죽음과 그 죽음에 얽힌 진실 때문에 공황 장애에 빠져든 주인공의 정신분석 상담 과정을 법정 싸움과 병치시킨 독창적인 구성이다. 과거 세대의 많은 엘리트들이 그러했듯 소설의 주인공은 “판검사가 돼 내 한을 풀어달라”는 어머니의 소원대로 공부를 열심히하고 좋은 대학에 들어가 출세한 인물이다. 홀어머니의 바람대로 살아온 그는 어머니의 물건이 가득한 창고방에 들어갈 때면 공황장애를 일으키고 이를 목격한 후배의 권유에 따라 정신분석을 받기 시작한다. 소설가 구효서는 추천사에서 “무엇보다 정신분석학을 이야기에 끌어들였다는 점이 이 소설의 인상을 강렬하게 한다”며 “이 판사 작가(정재민)에게 이제는 죄와 벌, 역사와 사회에 대한 베른하르트 슐링크(‘책 읽어주는 남자’의 저자)적인 전문성을 기대해도 좋겠다”고 평했다.
구효서가 언급한 대로 작가 정재민은 현직 판사다.
su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