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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객정보 유출 · 횡령…금융사고 ‘숨겨진 위험’ 그 끝은 어디…
금융 신뢰가 생명 "기본으로 돌아가자"
금융사 신뢰도 부정적” 42%
사적 이익만 추구…깊은 불신
사고나면 문책은 일회용
이사회 투명경영이 해법

“당신은 금융업을 신뢰하십니까?”

저축은행 영업정지에 이어 LIGㆍ동양 사태, 정보유출과 부당대출, 횡령에 이르기까지 각종 금융사고가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면서 금융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금융회사 내부의 모럴헤저드와 이에 따른 각종 대형 사건ㆍ사고들이 금융의 신뢰를 바닥까지 내동댕이 쳤다.

금융업의 생명은 바로 신뢰다. 한번 무너진 신뢰는 다시 쌓기가 매우 어렵다. 경제 전반에도 악영향을 미침은 물론이다.

국내 금융업이 양적팽창과 성장가도에만 치중해 온 결과라는 뼈아픈 지적과 함께 이제는 기본으로 돌아가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헤럴드경제는 재창간 11주년을 맞아 금융업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Back to the Basic-비리ㆍ부실없는 금융강국 첫발 내디딘다’ 시리즈를 3부에 걸쳐 싣는다.

금융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 인식은 비단 국내만의 문제는 아니다. 


‘2014 에델만 신뢰지표’에 따르면 전세계 은행업의 신뢰도는 51%로 조사됐다. 1위는 테크놀로지(79%)로 집계됐으며, 자동차 70%, 식음료 66%, 소비재 65%, 에너지 59%, 제약 59%, 미디어 51% 순이다. 은행업은 미디어와 함께 꼴찌다.

이 조사는 미국 홍보업체 에델만이 전세계 여론주도층(대학교육을 받고 연령대별 가계소득 상위 25% 이상에 속하는 25~64세) 3만3000명을 조사한 결과다.

특히 금융산업에 대해 엄격한 규제를 원했다. 국경없는 자본의 급속한 이동으로 먼 나라의 위험이 코앞의 위험이 되는 현실, 복잡하고 다양한 금융상품에 내재된 ‘숨겨진 위험’ 등은 금융 소비자를 불안하게 만든다. ‘규제가 충분하지 않다’는 응답은 전체 산업 평균이 42%인 반면 금융업은 53%다.

국내는 최근의 잇따른 사고로 신뢰가 급속히 추락했다.

지난 2월 금융위원회가 국내 일반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식조사 결과, 금융회사 신뢰도는 ‘긍정적’ 16%, ‘부정적’ 42%였다. 서비스 신뢰도는 ‘긍정적’ 17.6%, ‘부정적’ 39.8%로 나타났다. 상업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금융사, 금융상품의 불투명한 가격결정 체계 등이 부정적 인식 확산의 주요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병윤 금융연구원 부원장은 “외환위기 때 공적자금을 투입하면서 ‘혈세로 살린 금융사’라는 인식이 저변에 깔린 가운데 그들이 사적이익을 추구하자 부정적 인식이 커졌다”면서 “예대마진으로 손쉽게 돈벌이한다는 시각도 신뢰도 저하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기본으로 돌아가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부원장은 “금융사고로 발생하는 신뢰 추락은 그 어떤 손실보다 크다”면서 “금융 소비자 보호 강화와 지속적인 사회공헌 활동은 장기적으로 금융사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윤 극대화라는 ‘상업성’과 효율적 자원배분이라는 ‘공공성’은 금융사가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때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고도 했다.

김동원 고려대(경제학) 초빙교수는 “직원들은 고객만족보다 개인성과에 연연하는 경향이 크다”면서 “사고가 발생하면 직원들을 문책할 것이 아니라 이사회가 책임지고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는 게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조동석 기자/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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