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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참사-현장에서] “어디 통곡할만한 큰 방 없소?”

[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1980년 5월 해외 여행길에 오른 오지호 화백은 스웨덴에서 5ㆍ18 광주 민주화운동 소식을 듣는다. 먼 타국 땅에서 신군부에 의한 학살을 목도하며 그는 침통함에 몸서리치고 눈물을 떨구었다. 여행에서 돌아온 그는 조정권 시인에게 “어디 혼자 들어갈 통곡할만한 큰 방 없소?”라고 물었다.

오 화백이 물은 ‘통곡할만한 방’은 단순히 물리적 공간만은 아닐 것이다. 그의 질문에는 수많은 시민들의 희생에 대한 자책과 슬픔이 고스란히 압축돼 있다.

19일 오전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모인 진도 팽목항에는 이동식 조립 주택 7채가 설치됐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20일까지 10채를 마련해 이 가운데 9동은 가족들의 생활 공간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1동은 회의 장소로 활용할 계획이다

그동안 실종자 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진도 실내체육관과 팽목항 임시 숙소의 열악한 환경에 대한 문제가 계속 제기돼 왔다. 특히 임시 천막으로 지은 팽목항 숙소는 비바람을 막아주기엔 역부족이었다. 비가 새고 습기도 많아 가족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동식 주택에 대한 가족들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한 실종자 가족은 “아직 우리 아이가 바다에 있는데 어떻게 우리가 편하자고 이동식 주택에 들어가 지내냐”고 말했다. 또 다른 가족은 “아이들 찾은 부모들은 다 떠나고 우리만 남았다. 남은 사람들이라도 함께 지내야지. 거기 들어가면 더 외로울 거 아니냐”고도 했다.

결국 얼마나 많은 가족들이 새 거처로 자리를 옮겨 자식들이 물 밖으로 나오기를 기다릴 지 알 수 없는 형국이다. 슬픔과 죄책감에 두 다리 뻗고 잘 수 없는 그들의 속마음을 정부는 과연 헤아려보기나 했는지의문이다.

가족들이 진정 원한 것은 TV와 에어컨이 달린 쾌적한 방이 아닐 지도 모른다. 상처받은 이들이 서로 어깨를 기대고 보듬을 수 있는, 통곡할 수 있는 방이 필요했던 것은 아닐까. 울음으로 불안과 우울을 비워내는 영혼의 정화가 필요한 게 아닐까 싶다.

가족들에게 필요한 것은 정작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자책과 고통, 분노에 대한 치유다. 그 마음의 평화란 풍족한 의식주에서 오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결국 오지호 화백의 질문에 조정권 시인은 시로 답했다. “혼자 통곡할 수 있는 방을 설계하는 건축가는 없다. 시인 뿐이다.” 이 시가 건네는 위로야 말로 ‘혼자 통곡할 수 있는 방’일 지도 모른다.

kihun@heraldcorp.com



[정정 보도문]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정정 및 반론보도문

[헤럴드경제]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기사 보도 이후 기독교복음침례회 교단 및 유병언 전 회장의 유족 측에서는 사실과 다른 보도에 대해 정정 및 반론보도문을 보내왔습니다.

1.구원파가 오대양사건과 관련 있다는 보도에 대하여

오대양 집단자살 사건은 1987년과 1989년 그리고 1991년 검경의 3차례 집중적인 수사를 통해 기독교복음침례회 교단 및 유병언 전 회장과 관련이 없음이 밝혀졌으며, 지난 5월 21일 인천지검에서 공문을 통해 관련이 없음을 확인해 준 바 있습니다.

2. 구원파의 교리 폄하 및 살인집단 연루성 보도에 대하여

일부 언론은 기독교복음침례회 교리를 한번 구원 받으면 무슨 죄를 지어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가르치며, 유병언 전 회장의 사업이 하나님의 일이며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는 것이 구원이고 예배라는 교리를 가졌다고 보도하였으나 해당 교단에서 보낸 공식문서와 설교들을 확인한 결과 교리가 없음을 확인하였습니다.

3. 이준석 선장을 비롯한 선원들이 구원파 신도라는 보도에 대하여

세월호 사고 당시 먼저 퇴선했던 세월호 선장 및 승무원들은 모두 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가 아니며, 다만 승객을 먼저 대피시키다 사망하여 의사자로 지정된 故정현선 씨와, 승객을 구하다가 의식불명 상태로 구조된 한 분 등, 2명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4. 기독교복음침례회에서의 유병언 전 회장 지위 관련 보도에 대하여

기독교복음침례회는 유병언 전 회장이 교주도 총수도 아니며, 유병언 전 회장은 1970년대 극동방송국 선교사들로부터 목사 안수를 받은 사실은 있으나 목회활동을 한 사실은 없으며 기독교복음침례회는 평신도들의 모임으로 목사가 없음을 밝혀왔습니다.

5. 기독교복음침례회 및 유병언 전 회장의 5공화국 유착설 보도에 대하여

일부 언론은 유병언 전 회장이 1980년대 전경환 씨와의 친분 관계와 전두환 대통령의 5공화국과의 유착관계를 통해서 유람선 사업 선정 등 세모그룹을 급성장시킬 수 있었다고 보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유병언 전 회장과 기독교복음침례회는 5공화국과 유착관계가 없었으며 지난 5월 21일 인천지검에서 공문을 통해 이를 확인해 준 바 있습니다.

6. 유병언 전 회장의 50억 골프채 로비설 보도에 대하여

일부 언론은 유병언 전 회장이 사돈을 동원하여 50억 상당의 골프채로 정관계 인사들에게 로비했다고 보도하였으나, 지난 10월 검찰이 해당 로비설은 사실이 아니고 세모도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회생하였음을 확인해 준 바 있습니다.

7. 유병언 전 회장 작명 관련 보도에 대하여

일부 언론은 ‘세월호’의 이름이 세상을 초월한다는 의미의 ‘세월(世越)이 아닌 ‘흘러가는 시간’을 뜻하는 세월(歲月)이며, 유병언 전 회장의 작가명인 ‘아해’는 ‘야훼’가 아닌 어린아이를 뜻하며 기업명인 ‘세모’는 삼각형을 뜻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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