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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렵다고 인원만 줄이면 그만인가요?
금융권 인력감축 6개월만에 5000명 넘어
향후 추가 감원 가능성 여전
재취업 등 재활 프로그램 없어
실직대란 우려…정부 지원 절실



금융권이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이후 최대 감원 한파를 맞고 있다.

대형사에서 중소형 금융사에 이르기까지 감원 바람이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작년 11월부터 본격 시작된 금융권의 인력감축으로 5월 현재까지 6개월만에 5000명이 넘는 금융인들이 자리를 옮기거나 회사를 떠났다. 현 정부의 핵심과제 중 하나가 일자리 창출인데 금융권에서는 되레 인력감축이 확산되고 있는것이다.

이에 재취업등 금융인에 대한 재활 프로그램이 절실한 시점이지만 제대로된 지원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최근의 감원 바람은 저금리와 저성장 지속 등에 따른 경영 악화와 이를 대체할 새 수익원을 발굴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업황 자체가 침체돼 금융업이 본격적인 사양산업으로 접어들면서 인력감축은 예상된 수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까지 판매했던 연 6%이상의 확정금리형 상품이 전체 보유계약의 3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며 “시중금리가 2%인 점을 감안하면 역마진 폭탄을 맞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반면 금융업에서 새로운 수익시장 창출은 한계에 다다랐다는 점이다. 국내 보험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에서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먹거리 창출이 쉽지 않다. 게다가 손보업계의 경우 자동차보험의 적자구조가 심화되면서 경영난을 부추기고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장기 저금리·저성장 기조로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경영여건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인력감축을 통한 비용절감은 기본이고 사업구조를 수익성 중심으로 전환하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겨우 살아남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고 말했다.

비슷한 고민을 안고있는 증권업계는 상황이 더욱 좋지 않다. 사활이 걸려있을 정도다. 국내 주식시장 거래대금은 2012년부터 2년 연속 감소하면서 증권사 실적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국내 주식시장의 총 거래대금은 1437조원으로 전년 대비 16.7%나 줄었다. 2년 전 2260조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36.4% 급감한 것이다. 브로커리지로 수익을 올리던 증권사의 실적은 악화 일로를 걸으면서 지난해 국내 증권사 62곳 중 45%인 28곳이 적자를 냈다. 전체 증권사 실적도 1098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회계연도 기준으로 증권사들이 2002년 이후 11년 만에 적자를 냈다.

상황이 이렇자 고정비를 줄이기 위한 증권사의 몸집 줄이기는 이미 지점 축소에서 시작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11년 말 1856개 이르던 국내 증권사 지점은 2012년 1674개, 2013년 1534개로 매년 줄어들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업황 불황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력감축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대형사를 시작으로 한 조직 개편 및 인력 감축은 순차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잇따른 감원한파로 실직대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일부 대형 금융사의 경우 재취업 프로그램 등을 통한 재활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중소형 금융사는 이렇다할 지원방안이 없는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앞으로도 인력 감축을 검토하는 기업들이 계속 나올 수 있다”면서 “재취업 프로그램을 활성화해 이들의 능력을 흡수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다각적인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김양규ㆍ이태형 기자/kyk7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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