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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시광풍’ 실업률까지 들었다 놨다~
경기회복세 고용률 개선 속
공시생 증가로 실업률 동반상승
4월 9급공무원 · 삼성고시 등
비경제활동인구 100만시대 촉발



고시 광풍이 실업률까지 끌어올렸다. 경기 회복세로 고용률이 높아지는 와중에도 청년실업자가 대폭 늘어난 현재 고용시장의 기현상에는 ‘공시생(공무원 시험 준비생)’이 그 중심에 있다. 심각한 구직난 속에 공무원이 정년을 보장받는 ‘좋은 직장’으로 여겨지는 세태가 빚어낸 촌극이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실업자 수는 지난 2월 117만8000명을 기록해 2년만에 100만명을 넘어선 이래 3월 102만4000명, 4월 103만명 등 3개월째 100만명을 상회하고 있다.

통상 실업자가 많으면 고용 상황이 좋지 않을 것이란 해석이 가능하지만 올해의 경우 사정이 다르다. 고용률이 개선되는 추세다.

지난 2월 전년 동월대비 취업자 증가 규모는 83만5000명으로, 2002년 3월 이후 약 1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3월 64만9000명, 4월 58만1000명 등 취업자 증가 규모는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월평균 취업자수는 38만5600명이었다. 3개월 연속 전년 평균 취업자수를 훌쩍 초과한 것이다. 이에 따라 4월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15~64세 고용률이 65.4%를 기록해 사상 최대치를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면 취업자와 실업자 수의 동시 증가는 어떤 연유에서 발생한 걸까. 이러한 현상은 공무원 시험이 빚어냈다. 약 15만명이 응시한 국가직 9급 공무원 공채시험이 지난 2월 원서를 접수하고 4월에 시행됐다. 현재 실업률을 계산하는 방식상으로 보면 시험응시자들은 2월에 대거 ‘신분’이 바뀌게 됐다. 대부분이 시험을 준비하는 기간에는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됐다가 원서를 내는 행위를 하면서 경제활동인구로 바뀌어 ‘실업자’로 탈바꿈하게 된 것이다.

실제로 2월 20대와 30대를 합친 실업자 수는 65만1000명으로 1월 46만6000명 보다 18만5000명 늘어났다.

4월에 서울ㆍ부산 등 11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선발한 9급 지방직 공무원 공채 시험이 접수를 시작했고, ‘삼성 고시’로 불리는 삼성직무적성검사(SSAT)가 치러진 것도 실업자 100만 시대를 촉발하는 이유가 됐다. 4주가 넘게 구직활동을 하지 않으면 실업자에서 다시 비경제활동인구로 바뀐다. 따라서 2월 공무원 시험을 치른 ‘실업자’중 상당수가 다시 4월에 비경제활동인구로 편입됐음에도 지방직 공무원 시험과 SSAT가 다시 청년 실업자를 양산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심각한 청년 취업난을 방증하는 동시에 공무원이 여전히 안정적인 ‘좋은 직장’으로 인식되고 있는 사실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한편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공직사회의 무능과 ‘관피아(官+마피아)’로 대변되는 적폐가 고스란히 드러난 뒤 정부가현행 고시 제도를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고시가 실업률을 좌지우지하는 기현상이 사라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부 관계자는 “능력있는 젊은이들이 고용보장과 복지혜택 등을 이유로 지나치게 공공부문에 몰리는 현상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다각적인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남현 기자/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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