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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화업계 “믿었던 파라자일렌(PX) 마저도…”
[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석유화학 및 정유업계의 ‘캐시 카우’로 불리던 파라자일렌(PX)이 공급 과잉에 직면하면서 가격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PX 최대 수요처인 중국이 자급률을 급격히 높인데다, 국내에서도 대규모 신증설을 통해 공급 물량을 크게 늘린 탓이다. 경기 침체로 PX를 원료로 하는 고순도텔레프탈산(PTA)과 폴리에스터 등 전방 산업도 꽁꽁 얼어붙었다. 대만과 중국의 대규모 공장들이 속속 문을 닫고, 국내 생산업체들도 공장가동률을 낮추거나 공장을 잠정폐쇄하는 등 후폭풍을 맞고 있다.

15일 한국석유화학협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t당 1500~1600달러를 오르내리던 파라자일렌 가격은 현재 1180달러(5월 2째주 기준)에 거래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거의 마진을 내기 어려운 수준”이라면서 “낮은 가격이 장기화된 데다 앞으로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미 대만과 중국의 파라자일렌 제조업체들은 공장 문을 속속 닫고 있다.

대만의 CPC는 최근 PX 생산마진이 악화돼 PX 설비를 가동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월에도 3개 설비를 중단했고, 12월부터 일부 설비를 재가동했다가 결국 공장 문을 닫게 됐다. 


대만의 포모사 화학도 현재 100% 가동률을 기록하는 자사 생산설비의 가동률을 하향 조정할 계획이다.

중국의 석유화학업체 리동과 드래곤도 각각 100만t과 160만t 생산규모의 공장 설비를 당분간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 일본 JX에너지도 시황이 악화되자 원래 계획된 일정보다 앞당겨 정기보수에 들어갔다.

후폭풍은 국내에도 불어닥쳤다. 국내 업체들도 속속 가동률을 하향조정하거나 정기보수 일정을 앞당겨 실시하고 있다.

국내 최대 PX 생산업체인 에쓰오일은 최근 생산설비 가동률을 20% 낮췄다. 회사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따라 앞으로 추가 하향조정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현대오일뱅크와 코스모오일의 합작사인 현대코스모도 다음달부터 정기보수 차원에서 80만t 규모의 공장 일부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GS칼텍스는 최근 가동률을 10% 낮췄고, 롯데케미칼도 공장 일부를 가동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토탈은 공장가동률 축소를 검토 중이다.

특히 PX의 원료인 혼합자일렌(MX)을 자체 생산하지 않고 외부에서 공급받거나, PX 생산량을 중국 등지에 수출하는 업체일수록 수익성이 더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상가상으로 SK종합화학과 삼성토탈 등이 공장을 신증설하고 있어 올 하반기부터는 공급 물량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수년째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발목이 묶였다가 지난해 말 국회에서 법이 통과되면서 PX 공장을 새로 짓고 있다. 자회사인 SK종합화학(100만t)과 SK인천석유화학(130만t)이 조만간 공장을 가동한다. 삼성토탈도 100만t 규모를 증설해 올 하반기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GS칼텍스는 일본회사와 합작해 PX 공장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대규모 신증설이 진행되고 있어 2017년에는 PX 재고가 700만t에 이를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시장상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어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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