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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럼 - 김광림> 통섭의 시대, 발명으로 열어가자
논어 위정편(爲政篇)에 ‘군자불기(君子不器)’란 말이 있다. 즉, 군자는 밥그릇이나 국그릇처럼 특정 용도로만 쓰이는 그릇과 같이 한 가지 재능에만 얽매이지 말고 세상의 이치를 두루 깨우쳐 섭렵(涉獵)해야 한다는 뜻이다.

2500년전 공자가 설파한 군자불기는 오늘날 바람직한 인재상과 상통하는 통섭형(通涉形) 인재와 그 맥을 같이 한다고 하겠다. 통섭은 핵심을 꿰뚫고 두루 미친다는 뜻의 ‘통(通)’과 장애를 넘어 목표에 이른다는 뜻의 ‘섭(涉)’이 합해진 말로 전체를 아우르고 다스린다는 의미이며, 통섭형 인재는 특정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경험을 융합해서 시너지효과를 창출하는 인재를 말한다.

이러한 통섭형 인재의 대표적인 인물로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들 수 있다. 세계 최고의 명화가로 손꼽히는 모나리자의 작가 다빈치는 미술 이외에도 건축기술, 해부학, 식물학, 도시계획, 천문지리, 음악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다빈치의 왕성한 창작과 아이디어의 밑바탕에는 학문과 예술의 다양한 분야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통섭적 사고가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처럼 통섭형 인재들이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가 바로 발명이라고 하겠으며, 거꾸로 말하면 발명교육이나 발명을 체험하는 과정을 통해서 통섭형 인재를 육성할 수 있다고 하겠다.

통섭형 인재와 발명의 관계를 보여주는 사례는 최근 들어 더욱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제임스 다이슨은 디자이너로 출발하여 엔지니어로 변신한 사람으로 그는 집에서 사용하던 낡은 진공청소기가 먼지 봉투 때문에 흡입력이 떨어지는 것에 불만을 느끼고 5,000번이 넘는 실험과 실패를 거듭한 끝에 먼지 봉투가 필요없는 진공청소기를 발명했다. 또한, 태블릿PC의 어느 지점에나 손대는 곳에 키보드가 나타나게 되는 독창적인 SW기술을 지닌 기업 올라웍스의 창업자이자 현재 인텔코리아 소속의 류중희 상무는 ‘발명가는 곧 통섭형 인재’라고 한 바 있다. 그는 ‘발명가는 기술기반 아이디어를 시장과 연결할 줄 알아야 한다. 발명가는 기술과 비즈니스영역을 넘나드는 흔히 말하는 통섭형 인재이다’라고 밝히면서 자신의 경험 속에서 발명과 통섭형 인재와의 유기적인 관계를 주장하였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성군 세종대왕도 한글 등을 발명해낸 대표적인 통섭형 인재이자 발명가였다. 이처럼 분야를 넘나드는 지식과 역량을 갖춘 통섭형 인재는 무엇보다 상상력과 창의성이 필요하며 이러한 능력은 발명가의 자질과도 정확히 일치한다.

기본적으로 발명은 다양한 능력과 지식, 경험 등 다양한 요소들의 통합과 학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과정을 필연적으로 거치게 된다. 결국 발명은 21세기 통섭의 시대, 통섭형 인재에게 필요한 소양이자 그들이 이루어 나가야할 도전의 영역인 것이다.

공자가 군자불기라 했듯이 제49회 발명의 날을 맞이하여 우리 모두는 나만의 그릇, 나만의 전문성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분야의 경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가는 통섭형 인재로서 유능한 발명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

김광림 한국발명진흥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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