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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거복지동’ 지어준다더니…말 바꾼 LH, 지역 주민 자살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기존 임대아파트에 ‘주거복지동’을 건립키로 한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말을 바꿔 신규 임대아파트를 건설하자 지역 주민이 자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4일 서울 노원구에 따르면 중계 9단지 임대아파트 주민 윤모(60) 씨는 지난 13일 오후 2시께 “임대아파트 공사를 중단하라”는전단지를 뿌리고 투신 자살했다.

윤 씨가 반대한 임대아파트는 LH가 중계 9단지 임대아파트에 신축 중인 임대아파트 2개동이다. 당초 LH공사는 주거복지동을 만들어주겠다면서 주민들을 설득해 지하 2층 지상 10층 규모의 건물을 짓고 있다.

LH공사는 그러나 이 건물 지하 1층에 노인정을, 지상 1층에는 공부방과 카페를 만들고 나머지는 모두 임대아파트로 활용하기로 했다. 11층으로 짓고 있는 다른 건물도 전층 임대아파트로 사용된다. 사실상 2개동 208가구가 임대아파트로 추가 건립된다.

문제는 LH가 임대아파트를 만들면서 주민들에게 제대로 된 사실을 알려주지 않고 공사를 강행했다는 점이다.

한 주민은 “LH가 일부 주민만 모아놓고 임대아파트 건설 설명회를 열었다”면서 “임대아파트 거주자가 노년층인 점을 감안할 때 제대로 알아듣는 주민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민들은 중계9단지 주공아파트와 하계동신동영아파트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LH와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임대아파트 추가 건립 반대 운동을 펼쳐왔다. 또 관할 자치구인 노원구와 지역 국회의원도 “부익부 빈익빈, 지역 불균형이 심화되지 않도록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며 서면으로 6차례 공사 중단을 요구했다.

노원구 관계자는 “주민의 삶의 질과 정서를 감안하지 않고 공급자 위주의 행정 편의적 발상”이라면서 “주민이 희생되는 불행한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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