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일본에서도 끝판왕…오승환의 한계는 있을까?
[헤럴드경제=신현식 인턴기자]강력한 직구 하나가 투수에게 얼마나 큰 존재인지 알 수 있었다. ‘한신 수호신’ 오승환이 13일 일본 돗토리현 요네코구장에서 열린 2014 일본프로야구 히로시마 도요카프와 원정경기에서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오승환은 12경기 연속 무실점행진을 이어갔다.

▶강심장이 믿는건 직구!=오승환의 강심장은 이날 연장 10회말 2사 만루 위기에서 다시 한번 확인 할 수 있었다. 첫 상대인 히로시마 외국인 4번타자 브래드 엘드레드는 센트럴리그 타율 2위(0.357), 홈런 2위(12개), 타율 1위(39)에 랭크된 수위타자다. 만루위기에서 홈런타자를 오직 직구로만 정면 승부했다. 5구째 149km의 빠른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는데 공 5개가 모두 직구였다. 일본야구팬들은 오승환의 강심장에 새삼 놀랐다.


▶높은 직구, 문제는 없나?=이날 경기에서 오승환의 공은 대체로 높은 것은 불안한 점이었다. 일본이 한국보다 높은 공에 대해 스트라이크가 후한 것이 최근 오승환의 공이 높게 제구되고 있는 이유라고 하면 이유다. 오승환의 직구는 높든 낮든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하고 있어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가끔 나오는 슬라이더가 높게 제구되는 것은 문제가 된다. 히로시마의 대타 다나카 고스케는 오승환의 슬라이더를 공략해 중견수 키를 넘어가는 3루타를 만들어냈다. 고스케는 오승환의 직구를 철저하게 버렸다. 높은 직구에 대해서는 아예 배트를 휘두르지 않았고, 낮게 제구된 직구는 그냥 버렸다. 그리고 살짝 높은 직구들은 커트해 냈다. 문제는 결정적일 때 던지는 슬라이더가 높게 제구되면 장타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웬만해서는 오승환 공을 커트해내기도 쉽지는 않지만 이런 전략으로 오승환의 공을 공략해 나간다면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있다. 높게 들어오는 실투성 슬라이더만 기다리면 되는 것이다.

▶투피치(2-pitch)의 한계가 올까?=오승환이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하기 전 직구와 슬라이더를 주로 던지는 투피치 대한 걱정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한국프로야구보다 수준이 높은 일본에서 통할 수 있느냐하는 의문이 많았다. 아무리 직구의 구속과 구위가 좋더라도 데이터가 치밀하게 쌓여있는 일본 야구계에서 투피치는 한계가 있는 것은 당연해 보였다. 하지만 오승환은 대담하게 일본리그에 연착륙했다. 140km대 후반이지만 건드리기도 힘든 직구와 강심장이 투피치의 한계를 벗어나게 해주고 있다. 사실 오승환의 슬라이더는 두가지로 나뉜다. 첫번째로 빠르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는 시속 140km 초반이 나온다. 횡으로 꺾이는 두번째 슬라이더는 130km로 스플리터와 비슷하다. 고스케에 허용한 3루타는 오승환의 2번째 슬라이더를 공략했다. 시속 137km의 슬라이더를 제대로 공략했다. 투수가 안타를 안맞을 수는 없지만 횡으로 꺾이는 슬라이더가 가운데에 몰리거나 높을 때 장타의 위험성이 있다. 하지만 아직 오승환은 피홈런이 없다. whip도 0.73으로 특급 마무리로서 손색이 없다. 초반 적응으로 평균자책점이 많이 높아졌지만 지금은 1.65까지 떨어졌다. 한국에서도 통한 투피치는 일본에서도 통하고 있다.

오승환을 투피치 투수라고 하지만 가끔 커브와 체인지업도 던진다. 시속 120km대의 커브는 오승환의 다이나믹한 투구폼에 잘맞기 때문에 카운트 잡기에 최적의 변화구다. 지난 4월 6일 니시우라와의 승부에서 3구로 커브를 던졌다. 일본 무대에서 첫선을 보인 오승환표 커브는 최근에도 삼진을 잡는 카운터로 사용되고 있다. 또 거의 던지지 않지만 체인지업을 통해 땅볼 유도 능력도 선보였다. 지난 3일 주니치전에 등판해 우에다에게 체인지업을 던져 2루수 땅볼 아웃을 유도했다. 오승환은 점수차가 큰 경기에서 변화구를 시험적으로 사용하며 일본 무대를 투피치로만 승부하려고 하지 않는다. 오승환이 더 큰 무대로 가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위기관리 능력이 진짜 오승환의 힘=이번 시즌 오승환은 블론세이브가 ‘0’이다. 주자가 있을 시 등판한 경기가 없기도 하지만 13일 히로시마전에서의 위기관리 능력은 ‘돌부처' 다웠다. 특히 1사 1,3루 상황에서 이시하라 요시유키의 기습적인 스퀴즈 번트를 당황하지 않고 포구해 그대로 포수에게 토스, 3루 주자를 아웃시켰다. 기습번트 타구에 역동작이 걸렸지만 왼손 글러브에 들어간 공을 지체하지 않고 포수에게 전달하는 모습은 야수 못지 않은 수비였다. 제구뿐만 아니라 내야수비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보인 오승환은 한신의 최고의 마무리로 거듭나고 있다. 마무리의 가장 필요한 덕목인 ‘안정성'을 일본야구팬들에게도 보이고 있다.


shsnice1000@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