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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이제는 ‘기본이 경쟁력’ 이다
세월호 침몰 사고를 계기로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자성(自省)의 소리가 높다. 대한민국은 전쟁과 가난의 역경을 딛고 민주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일군 유일한 나라로 세계가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앞만 보고 바삐 달려온 탓인가. 모두가 부러워하는 우리의 경제적 성장 이면에는 법과 원칙이 무시되고 안전은 뒷전으로 내몰리는 관행과 부작용이 독버섯처럼 자라고 있었다. 때로는 알고도 눈을 감았고, 워낙 깊이 숨어 미처 알지 못했던 그 독버섯의 수십년 적폐(積弊)가 세월호 사건으로 폭발한 것이다.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책임공방이 뜨겁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누구를 원망하거나 탓할 일이 아니다. 최소한의 기본조차 지키지 않은 사회 구성원 모두의 책임이다. 사고가 난지 한 달이 다 되도록 우리 사회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자책감과 자괴감이 깊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비탄에 잠겨 있을 수는 없다. 이제 털고 일어서야 한다. 그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비장한 각오를 다져야 할 때다. 기본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그 출발이어야 한다.

수십년 적폐를 일거에 털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국가 개조’에 준하는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그 정도로 뒤틀리고 꼬인 곳이 많아서다. 하지만 그리 어려울 것도 없다. 콩심은 데 콩나고, 팥심은 데 팥이 나는 지극히 단순한 원칙과 기본만 지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본다. 상식적으로 판단하고 그에 준해 행동하면 그만이다.

기본의 첫째는 법과 원칙을 반듯하게 세우는 일이다. 무엇보다 법 적용이 준엄해야 한다. 법은 공동체를 유지하는 최소한의 규범이다. 이게 지나치게 온정적이면 질서가 무너지고 편법과 탈법이 판을 치게된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법 적용이 느슨해졌고 급기야 법을 경시하는 풍조마저 만연해지고 있다. 법을 어겨도 처벌이 미약해 지키는 사람이 되레 손해를 본다는 느낌이 들 정도이니 사회 기강이 제대로 서지 않는 것이다.

이제 기본이 경쟁력인 시대다. 조금 더디고 늦더라도 꼼꼼하게 원칙을 지키는 것이 궁극적으로 더 큰 이익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특히 안전에 관한한 기본은 더 철저히 지켜져야 한다. 대형사고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면 미래는 없다. 세월호 참사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핵심 메시지는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것이다. 본지가 재창간 기획 첫 머리에 ‘기본’을 내세운 것은 이런 맥락이다. 우리에게는 위기 극복 DNA가 분명 있다. 세월호 위기도 슬기롭게 극복하고 대한민국은 ‘기본에 충실한 나라’로 다시 태어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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