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과열되던 경매 식나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이달들어 법원 경매 시장에서 서울 송파구 아파트는 단 한건 낙찰됐다. 12일 서울동부지법에서 경매가 진행된 송파동 잠실아르누보팰리스 전용 135㎡형(감정가 12억5000만원)으로 9억559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76.5%에 머물렀다. 지난달 송파구 아파트가 모두 13건 낙찰되고, 감정가보다 비싸게 낙찰되는 ‘고가낙찰’이 속출했던 것과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아파트 밀집지역인 양천구 아파트는 이달 3건 낙찰됐는데, 낙찰가율은 모두 80%대 초중반을 기록했다. 지난달 경매시장에서 주인을 찾은 양천구 아파트가 21건이나 되고, 이중 4건은 낙찰가율이 100%를 돌파한 것과 역시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과열되던 수도권 아파트 경매시장이 조금씩 진정되고 있다. 응찰자수가 줄고,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낙찰가율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14일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13일까지 진행된 수도권 아파트 경매의 건당 응찰자수가 6.8명으로 올 들어 처음으로 7명 아래로 내려갔다. 응찰자수는 올 2월(8.8명)을 고점으로 조금씩 줄어들다가 이달 감소폭이 커졌다. 서울 아파트만 따지면 응찰자수가 지난달 6.7명에서 이달 5.5명으로 더 줄었다.

지난해부터 줄곧 상승세를 보이던 낙찰가율도 이달 처음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달 수도권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85.6%로 최고치를 기록하던 전달(86.2%)보다 0.6%포인트 떨어졌다.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해 평균 78,6% 수준으로 대체로 80%를 넘지 못했지만, 지난해 10월 이후 주택시장 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80%를 넘었고, 지난달까지 오름세를 이어왔다.

하유정 지지옥션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주택시장이 활기를 띨 때 경매에선 낙찰가율 80%이상을 유지 한다”면서 “최근 주택 매매시장이 주춤한 만큼 높은 낙찰가율을 계속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2.26 임대차시장 안정화 방안 발표 이후 주택 매매시장이 약세로 돌아섰기 때문에 경매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 없다고 설명한다. 매매시장이 좋지 않다고 판단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경매에서 입찰가를 낮게 쓰는 경향이 생기기 때문에 낙찰가율은 떨어지게 마련이다.

매매시장에서 임대주택 과세 방안으로 타격이 큰 서울 강남 3구 아파트의 낙찰가율이 지난달 93.1%에서 이달엔 81%로 유독 더 크게 빠진 것은 이 때문이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소장은 “최근 수도권 경매법원에 가면 3~4월에 비해 사람들이 많이 줄어들었다”며 “매매시장에서 회복 분위기가 다시 나타나지 않으면 경매시장도 당분간 조정국면을 거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매시장을 활용하는 것은 매매보다 더 싸게 사는 게 목적인 만큼 원하는 물건이 나타난다면 시중 급매물보다 더 낮은 가격에 응찰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일한 기자/jumpcut@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