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 초소형이어 얼음정수기까지 확장
LG · 쿠쿠전자도 편의성 높이고 복합기능 장착
정수기 업계가 앞다퉈 신기술을 탑재한 제품을 선보이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달 들어 낮 기온이 20도를 넘는 초여름 날씨가 이어지면서 정수기 시장의 성수기 도래를 알리는 ‘신호탄’이 울렸기 때문이다. 업계 추산 국내 정수기 시장의 규모는 연간 1조5000억원 이상(판매량 기준 연간 약 110만대)으로, 전 세계 정수기 시장(약 14조1000억원)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이른바 ‘황금의 땅’이다.
14일 정수기업계에 따르면 코웨이, LG전자, 쿠쿠전자 등 생활가전 업체는 자사만의 특징을 담은 신제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코웨이와 LG전자가 무기로 선택한 것은 올여름 정수기 시장의 새로운 대세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직수형 정수기’다.
직수형 정수기는 저수조에 물을 저장해 냉각ㆍ가열하는 기존의 정수기와는 달리, 수원으로부터 받은 물을 즉시 나노 필터에 통과시켜 내보낸다. 물을 적당한 온도로 저장하는 데 필요한 전력을 아낄 수 있는 셈이다. 아울러 저수조에 물을 저장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세균 번식과 오염의 위험을 없애고, 제품의 크기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그동안 직수형 정수기는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냉ㆍ온수 제공이 불가능하다는 단점 때문에 소비자로부터 외면을 받아왔다.
코웨이 직수형 얼음정수기 ‘한뼘아이스’ |
하지만 정수기 내부에서 물이 통과하는 스테인리스 배관을 냉각해 물을 차갑게 하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최근 주목을 새롭게 받는 추세다.
직수형 정수기 경쟁의 포문을 연 것은 코웨이다. 코웨이는 지난달 국내 얼음정수기 중 가장 작은 크기를 자랑하는 ‘한뼘아이스’를 출시했다. 2012년과 지난해 각각 냉온정수기 ‘한뼘정수기’와 ‘한뼘2’를 출시한데 이어, 직수형 정수기 제품군의 영역을 얼음정수기로까지 확장한 것이다. 한뼘아이스는 ‘순간온수가열’ 기능을 도입해 최고 85도에서 온수를 연속으로 뽑아낼 수 있다. 필요할 때마다 물을 순간적으로 가열하기 때문에 월 전력소비량은 일반 정수기보다 약 80% 이상 적다. 대장균과 바이러스를 99.9% 이상 제거할 수 있는 2세대 나노트랩필터를 사용해 직수 방식으로 물을 정수하며, 파동발생 제빙기술로 깨끗한 얼음을 언제든 사용할 수 있다.
LG전자도 이달 초 직수 방식의 냉정수기 ‘LG 직수형 냉정수’를 출시했다. LG 직수형 냉정수는 제품 전면의 램프를 통해 필터 교체 시점을 사용자에게 알려주고, 180도 회전 가능한 돌출형 출수구 ‘쿠킹탭’을 적용하는 등 사용자 편의성도 대폭 높였다.
쿠쿠전자는 대세에 올라타는 대신 ‘복합 기능’을 무기로 선택한 케이스다. 쿠쿠전자는 지난 7일 전속모델 이승기를 앞세워 신제품 ‘쿠쿠 코크살균 정수기 인앤아웃(IN&OUT)’의 홍보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코크살균 정수기 인앤아웃은 정수기의 출수구(코크)로 유입될 수 있는 세균을 차단하는 ‘코크살균’ 기능을 최초로 적용한 제품이다. 전기분해살균수로 저수조부터 물이 나오는 코크까지 살균한다. 또 물속의 미네랄은 살리고 유해물질은 99.9% 제거하는 ‘나노포지티브’ 필터도 적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정수기 시장의 규모가 크기는 하지만 점차 포화도가 높아지는 상황 속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업계의 기술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yesye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