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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대 로마문명으로 돌아보는 현재 대한민국의 현실
[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로마문명 이야기를 담은 책 ‘로마문명 한국에 오다(나남)’를 출간했다.

현행 대한민국 법률의 뿌리는 로마법을 계수해 형성된 유럽대륙의 법계에 속한다. 현행법과 법철학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반드시 로마문명과 만나게 되는 이유다. 저자는 미국, 일본, 유럽을 오가며 전공인 인권법을 연구해왔고, 자연스럽게 고대 로마에 빠져들었다. 로마 관련 전문서적을 읽고, 방학이면 세계 각지의 로마 유적지를 답사하기 시작한 저자는 지난 2012년 연구년을 맞아 그간의 공부와 탐방의 결과를 ‘오마이뉴스’에 ‘박찬운의 세계문명기행’이라는 제목으로 연재했다. 이 책은 그 연재물들을 모은 것이다.

이 책은 시대 흐름에 따라 로마의 역사와 문화재를 소개하진 않는다. 저자는 의식과 관심의 방향에 따라 로마황제의 초상화를 이야기하다가 로마법의 기원과 실상을 소개하고, 자연스럽게 공공건축물과 수도 등 로마의 생산ㆍ산업 기반에 대한 서술로 넘어간다.

저자는 이러한 다양한 주제들을 오늘날 대한민국의 현실과 엮는다. 저자는 2000년을 버텨온 판테온 앞에 서서 그 구조적 완벽함과 끈질긴 생명력에 감탄하다가도, 문득 그 속에서 한국 국회의사당의 기이한 모습과 그 안에 담긴 그릇된 정치문화를 떠올리고 걱정한다. 이처럼 저자는 글 곳곳에서 로마인의 눈으로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설명하려 노력한다.

국회의사당이 준공된 것은 1975년인데, 당시 몇몇 건축가들이 의사당 건축에 참여하여 설계안을 제출했다. 결국 최종안은 몇 작품이 절충되어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어떤 응모작품에도 돔 설계는 들어가 있지 않았다. 돔이 들어간 것은 건축가들이 아닌 권력자들의 아이디어였다.……그렇게 해서 언뜻 보면 그리스 신전 모양의 건물에 거대한 돔 하나가 졸지에 올려졌다. 그리스의 신전과 로마의 판테온이 한국에 와서 한국 특유의 비빔밥 문화에 의해 즉석 결혼을 해버린 셈이다.”(104~105쪽)

저자는 “로마문명을 생각하면 우리의 과거와 현실, 그리고 미래가 머릿속에 떠오른다”며 “내 머릿속에서는 두 문명이 끊임없이 교차하면서 서로 비교하고 논쟁한다. 그래서 원하든 원하지 않든 로마문명을 이야기하면서 대한민국을 함께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집필의도를 전했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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