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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 ‘포스트 이건희’ 아직은 이르다
이건희 회장, 암수술 등 수차례 고비서 4전5기 입증…심근경색 증세도 심폐소생술로 위기 넘겨
국내는 물론 세계의 관심이 이건희 삼성 회장의 건강에 쏠리고 있다. 스마트폰과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인 초일류기업 삼성전자를 이끄는 이 회장의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 한국경제는 물론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파장도 엄청나다. 그런데 이 회장은 이미 수차례 병마를 딛고 일어서며 4전5기를 입증했다. 이번에도 재기할 것이란 기대가 큰 이유다.

긴박했던 10일 밤. 마하(Mach)의 속도로 이뤄진 판단은 아직 이 회장에게 천수(天壽)가 남아있음을 입증했다. 가족들이 평소 건강을 관리하던 31분 거리의 삼성서울병원 대신 가장 가까운 8분 거리의 순천향병원을 택한 덕분에 응급실 도착 이후 제 때 심폐소생술을 시행할 수 있었다. 심근경색은 발병 후 72시간이 중요하다.

이 회장은 1982년 교통사고, 1999년 암 수술 등 두 차례의 큰 고비를 넘겼다. 특히 외환위기 극복과 삼성자동차 처리 등 경영 현안이 산적했던 1999년 암 수술은 1987년 회장 취임 이후 최대의 고비였다. 이 회장은 암과 싸우면서, 동시에 주요한 경영현안을 챙겨야만 했다. 최고의 의료진이 돌본다 해도 암 환자에게 ‘스트레스’는 치명적이다. 이 회장은 이를 이겨내고 반도체 신화와 애니콜 신화를 이뤄냈다. 2008년 삼성 비자금 사태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던 이 회장은 2010년 현업에 복귀해 평창올림픽 유치를 이끌고, 당시 애플에 한참 뒤쳐졌던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경쟁력을 세계 1위로 끌어올린다. 그 여파인지 지난해에는 폐렴으로 입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이 회장은 올 초에도 기후가 따듯한 해외에 장기간 체류했지만 요양이라기 보다는 사실상 치열한 경영구상의 시간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뤄진 삼성의 사업구조 및 지분조정 등은 그 증거다.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현재 지배구조로도 삼성의 후계는 비교적 뚜렷하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은 10년 이상 경영수업을 받아왔고, 부회장 승진 이후에는 사실상 삼성전자를 이끌어왔다. 고(故) 이병철 회장 당시 이 회장도 이같은 과정을 거쳤다.

다만 아직 이 회장의 역할은 크다. 저성장과 노령화의 덫에 걸린 한국경제의 활로가 아직 불투명하다. 경제계의 새로운 좌표가 될 ‘마하경영’은 비상하지 못한 채 이륙대기 상태다. 삼성 내부적으로는 이부진ㆍ이서현 자매의 몫에 대한 확실한 구분도 필요하다. 시작하면 반드시 끝을 맺어온 이 회장이다. 이번에도 불굴을 기대한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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