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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채권단 '강덕수 영향력' 완전 차단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STX그룹 계열사의 자율협약을 개시하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바로 STX그룹과 강덕수 전 회장과의 연결고리를 끊어내는 것이었다.

채권단은 그룹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이 강 전회장에서 비롯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강 전 회장이 개인회사였던 포스텍이나, STX건설을 편법 지원하는 과정에서 그룹 계열사가 무리하게 보증을 서도록 해 유동성 위기를 자초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계열사를 지배하는 포스텍과 (주)STX에 대해 무상감자 및 출자전환을 추진해 그룹 내 강 전 회장의 영향력을 대폭 줄였다. STX그룹 지분 구조는 포스텍이 (주)STX를 통해 계열사 지분을 소유하는 구조다. 따라서 포스텍과 (주)STX의 대주주 지분을 줄이면 자연스레 강 전 회장의 영향력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채권단은 지난해 12월 포스텍을 지원하기로 합의하고 워크아웃에 착수했다. 5 대1 감자 및 자기주식 소각을 통해 강 전 회장의 지분을 대폭 줄여 지난해 9월 87.45%였던 강 전 회장의 지분은 지난해 말 현재 2.1%로 줄었다.

(주)STX 역시 동일한 방식으로 강 전 회장의 영향력을 줄였다.

당초 채권단은 (주)STX 지원에 난색을 보였지만, 채권단 집회에서 99.4%가 출자 전환에 동의하면서 지원하는 방향으로 급선회했다. 이에 지난 1월 말 (주)STX 이사회는 5대1 무상감자 및 자기주식 소각을 결의해 (주)STX에 대한 포스텍의 지분이 23.06%에서 0%로 줄었다.

강 전 회장의 지분도 9.9%에서 0%가 됐다. 대신 채권단의 출자전환으로 산업은행 지분이 4.62%에서 36.51%로 늘어 최대주주의 지위에 올랐다.

이와 함께 강 전 회장이 갖고 있던 계열사별 대표이사직 및 이사회 의장직도 모두 박탈했다. 자율협약 조건으로 회사의 경영을 강 전 회장이 아닌 전문경영인에게 맡기는 단서 조항을 걸었기 때문이다.

강 전 회장은 그룹 내 최대 계열사인 STX조선해양을 시작으로 STX팬오션, STX중공업, (주)STX 등 계열사의 대표이사직에서 모두 물러났다. 다만 STX엔진 이사회 의장과 STX장학재단 이사장 직함은 유지하도록 했다. 이는 경영권을 행사할 수 없는 이름뿐인 자리다.

채권단 관계자는 “기업의 위기가 경기나 업황의 영향으로 온 것이 아니라 대주주의 잘못된 경영판단에 의한 것이라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채권단의 입장”이라며 “강 전 회장에 대한 조치는 이런 측면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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