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헤럴드 포럼 - 김종식> 선진국의 사립탐정 民情보강 활용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대인ㆍ대물적 또는 혼합적인 의문스런 일을 탐문ㆍ관찰ㆍ추리해 사실관계를 유추하거나 확인해 내는 민간인을 사립탐정이라 한다. 이러한 정탐활동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자연스럽게 태동된 본능적 욕구였다. 그러나 성과주의에 집착한 무절제가 사회문제로 대두되자 그 폐해를 차단하기 위해 나라마다 자국의 법제환경과 문화에 맞는 특유의 운용방식과 규찰로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설정한 탐정제도를 마련하고 있다.대다수 선진 외국은 이를 ‘직업’으로 정착시킨데 이어 탐정문화의 형성과 함께 ‘산업’ 으로까지 발전시켜 왔다.

우리나라는 아직 민간조사원(사립탐정)이 공인되어 있지 않지만, 오늘날 대다수 외국의 탐정들은 변호사업무를 조력하거나 국민에게 피해를 안겨주는 도피자 및 국외은닉재산추적 등 대중적 일에 관심을 갖는 추세를 보인다. 특히 일부 나라에서는 국가기관 스스로가 탐정에게 민심이나 특정정보의 수집을 의뢰하기도 한다. 이는 정형화된 민정(民情)기관의 활동상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시도일 뿐만 아니라, 탐정(민간)의 전문성과 문제의식이 결코 공조직에 뒤지지 않음을 시사해 준다.

1500~1800년대 영국은 사회적 혼란이 지속되며 치안대처 부족이 큰 문제로 제기되자 지역별로 치안판사직을 신설했다. 1748년 런던 보스트리트의 치안판사로 임명된 H.필딩 법관은 세계 최초 공립탐정기관으로 평가되는 ‘보스트리트러너’를 만들어 보안관과 관련된 각종 범죄의 정보 및 증거를 수집케 특명함으로서 공직 적폐(積弊)해소와 민생안정에 크게 기여했다. 또한 21년간 필리핀을 통치하다 쫓겨난 마르코스 대통령이 스위스 은행에 숨겨뒀던 16조원 규모의 비자금도 호주의 한 사립탐정이 필리핀 정부의 의뢰로 입수한 정보가 단서가 되어 세상에 알려졌다는 공지의 일화는 탐정의 면밀함을 입증한 일이다. 1998년엔 클린턴과 르윈스키와의 스캔들 사건 수사를 담당했던 특별검사 케네스 스타도 기존 검ㆍ경 시스템이 아닌 사립탐정에게 증거수집을 의뢰해 얻은 결정적 단서로 클린턴에 대한 탄핵 소추에 활용한 얘기는 탐정의 역량이 경우에 따라 수사기관을 능가하거나 더 객관적일 수도 있음을 대변해 주는 사례라 하겠다.

세월호 침몰 사고를 보면서 조선시대 암행어사제도나 명탐정을 새삼 그리워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음은 무엇을 의미할까? 물론 현재에도 다양한 감사, 감찰, 수사, 정보기관이 소임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공식적인 시스템만으로 적폐(積弊)된 문제점을 추적해 내기란 그리 쉬운일이 아님을 4월의 참사를 통해 우리는 통감하고 있다. 난국타개에 사립탐정까지 활용하여 민정(民情)기능을 보완해온 선진 외국의 간절함과 유연함을 타산지석의 교훈으로 여길만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겠다.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민간조사원(탐정)이 직업인으로 공인되어 국가기관의 치안능력 보완과 실체적 진실 발견을 위한 재판기능 보강에 널리 활용됨은 물론, 국가기관의 민정(民情) 수렴활동에도 기여할 수있는 애국적 명탐정이 많이 탄생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