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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침몰] “그림으로나마 단원고 학생들 제주도로 보내주고 싶었습니다”

  • 기사입력 2014-05-09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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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카메라를 향해 손으로 브이(V)자를 만들어 웃는 아이, 뭐가 그리 즐거운 지 함박웃음으로 팔 벌려 뛰어가는 아이, 저마다 찧고 까불고 하는 모습이 싱그럽고 생기 넘친다.

서울시청 앞 광장에 마련된 세월호 합동 희생자 분향소에는 추모객들의 눈길을 잡아 끄는 20m 크기의 대형 그림이 있다. 하지만 작품에서처럼 5월의 밝은 햇살 아래, 풀잎처럼 싱그러운 아이들의 웃음은 더 이상 볼 수가 없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비극 앞에 추모객들은 절로 머리를 숙인다.

“세월호 희생자 분들은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다. 우리 옆집의 평범한 이웃, 한 다리 건너면 알 수 있는 이주노동자 그리고 무엇보다 조카같은 단원고 학생들이었다. 만약 이 분들이 제주도에 도착했으면 어떤 느낌일까…. 장난치고 웃고 어깨동무하고 얼마나 즐거워했겠나.”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이 작품을 완성한 고경일 상명대 만화애니메이션학부 교수는 “그림으로나마 300여 명의 친구들을 제주도로 보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미처 제주도 땅을 밟지 못한 슬픔이 그림 속 환한 웃음 속에서 역설적으로 무게감을 드러내고 있다.

고경일 상명대 교수가 시민들과 함께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그린 대형 걸개그림 중 일부. [출처=고경일 교수 페이스북]

고 교수는 “처음 시청 앞 분향소가 생겼을 때, 위패도 사진도 없는 분향소가 너무 황량하게 느껴졌다”고 그는 말했다. “무려 300여명이 실종ㆍ사망한 엄청난 비극인데 그 죽음의 무게가 느껴지지 않고 어딘가 비극이 축소되는 느낌이었다”는 것. 더할 나위 없이 귀한 생명이 사라졌음에도 분향소에서 상실감을 느낄 수 없다는 게 이번 작품의 처절한 발로였다.

이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한 시민단체가 고 교수에게 작품에 대한 제안을 한 것은 지난 1일이었다. 그가 이끄는 회화 동아리 ‘그림자’ 회원들과 그 뜻에 공감하는 일반 시민이 함께 2일 밤부터 3일 낮까지 1박2일 동안 구슬땀을 흘리며 작품을 완성했다.

고 교수는 “이 공동창작물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SNS의 힘”이라고 설명했다. 세월호 참사를 보며 느낀 슬픔과 좌절, 분노가 SNS란 핏줄을 통해 한 데 모여 이런 결과물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아울러 그는 9일과 10일 안산에서도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 그림을 그릴 계획이다. 안산의 시민들로부터 안산합동분양소 근처에 걸어 놓을 걸개그림을 제작해 달라는 의뢰가 들어왔고 이번 작품에는 300여명이 동참할 계획이다. 300여명의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애도하는 의미에서다.


한편 고 교수는 야스쿠니 풍자만화와 베트남 참전에 대한 반성 등 사회 이슈를 만화로 전달하는 실천적 지식인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한 정부의 책임에 대해서도 따끔한 비판을 잊지 않았다.

“우리 사회는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어울러 살아가지만 누구나 생명은 소중한 법이다. 이 작품에 등장한 모든 사람들은 다 존중받고 소중하게 여겨져야한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우리 사회는 민주공화국이라 부를 수도 없다.”

kih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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