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태국 정치 위기 데자뷰, 과거 위기 다시 경험할까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태국 정국이 다시 격동의 시기로 접어들었다.

총선 승리 집권-재선-구데타 축출-정권교체-시위-정권교체로 순환되는 고리는 계속 반복되고 있으며 태국 국민들은 데자뷰를 보듯 과거의 경험을 되풀이하고 있다.

잉락 친나왓 총리가 헌법재판소의 ‘권력 남용’ 판결로 자리에서 물러나 니왓탐롱 분송파이산 전 부총리가 과도정부 총리 직을 맡은 가운데 태국 정국에 대한 여러 의문들이 제기되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현지시간) 태국 정국이 단번에 해결될 수 없는 사안이라며 잉락 친나왓 총리와 내각 구성원 9명의 제거는 격렬한 정치적 분쟁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잉락 친나왓[사진=위키피디아]

잉락 총리의 지지세력인 ‘붉은 셔츠’가 그 전면에 나설 경우 더욱 상황은 좋지 않은 쪽으로 흐를 것이란 분석이다. 2010년 붉은 셔츠는 잉락 집권 전에도 두 달 간 수도 방콕을 점거하며 군에 대항해 저항한 전력이 있다.

그렇다고 반대파들이 친나왓 일가의 몰락을 바라보며 행복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FT는 전했다. 아직 집권 푸어타이당은 일부 권력을 유지하고 있고 탁신 친나왓 전 총리와 관계를 가지고 있다.

FT는 태국 헌법재판소가 총리를 즉결 처분으로 축출할 수 있는지에도 의문을 가지며 일부 비판론자들의 의견을 담기도 했다.

헌재가 현직 총리를 해임한 것만도 이번이 세 번째다. 태국 국민들은 이미 잦은 정권 교체가 익숙하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헌재의 결정을 비판하는 이들 사이에서는 헌재의 처분이 가혹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헌재가 권력 사용의 도를 넘었다고 비난하며 잉락 총리가 자신을 변호할 수 있는 시간도 6일 단 하루뿐이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탁신 친나왓 [사진=위키피디아]

FT는 이번 잉락 총리의 사퇴는 족벌주의 타파 이상의 의미를 가진 사건이란 의미도 부여했다.

당초 잉락 총리는 2006년 부패 의혹으로 축출된 자신의 오빠 탁신 전 총리의 복권을 노리다 지난해 반정부 시위가 극에 달하면서 이같은 사태를 맞이하게 됐다.

지난 13년 동안 탁신의 집권 푸어타이당은 선거에서 계속 승리해왔고, 헌법을 옹호한다고 주장하는 반 탁신파들은 탁신파들의 법률 및 권력 남용과 정실인사 등에 대한 제도적, 사회적 안전망이 필요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그러나 탁신계 지도층 역시 다수의 국민들의 지지를 얻어왔고 태국은 왕권과 군권, 입법권 등 여러 권력들과의 균형을 유지하고자 끊임없는 싸움을 벌여왔다. 쿠데타도 14번 일어났다. 친나왓 가문에만 국한된 족벌주의, 정실인사의 문제만은 아닌 것이다.

향후 쟁점에 대해 FT는 붉은 셔츠 세력과 이에 대항하는 황색 셔츠 세력의 충돌을 가장 우려했다.

잉락 총리는 곧 연 100억달러 규모의 쌀 보조금 지급 관련 직무유기 혐의로 국가반부패위원회에 출석해야 할 운명이고 오는 7월 20일 총선을 다시 치러야 한다. 정권 재탈환을 위한 각 세력 간의 투쟁이 뜨거워지는 시점이다.

ygmoo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