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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위기 이후 세계 출산율도 ‘흔들’…경제회복 걸림돌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가 일자리 뿐 아니라 아이 울음소리까지 없앴다.

세계 금융위기 발발 뒤 각국에서 출산율이 저하돼 향후 경제 성장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미국 AP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6년간 경기침체로 만만치 않은 육아 비용을 대기 어려워 기피했던 출산이 경기 회복에도 불구하고 나아지지 않고 있다.

중국, 일본, 미국, 독일, 이탈리아를 비롯해 거의 모든 나라에서 출산율이 떨어졌다. 미국, 영국, 일본, 독일, 프랑스 등 5대 선진국에서 2008년과 비교해 2012년에 출산율이 5%포인트 줄어 총 35만명이 감소했다. 유엔연합(UN)은 이들 나라에서 여성 한명이 일생 동안 출산하는 아이 수는 평균 1.7명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사망자를 대체하고 인구를 지속적으로 유지해야할 최소 기준인 평균 2.1명에 미치지 못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일본에선 올해 성인용 기저귀 판매가 유아용 기저귀 판매를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과 이탈리아에선 죽음에 가까워진 노인을 대체할 아이가 충분치 않아 마을이 점점 비워져가고 있다. 또 한국에선 10년간 출산율이 11% 떨어져, 지난해 121개 초등학교가 신입생을 단 한명도 받지 못했다고 AP는 지적했다.

출산율은 경제의 건강성을 가늠하는 주요 척도다. 출산율은 곧 노동력과 시장과 직결되며, 기업 생산과 가계소비, 국가 재정의 바탕이다. 보통 ‘20~64세’인 노동인구 증가에 ‘경고등’이 켜진 것이다. 2009년 선진국에서 노동인구 비중은 61.4%로 정점에 달한 뒤 매년 1%포인트 미만씩 하락하고 있으며 결국 2040년 무렵에 약 50%로 바닥을 찍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는 선진국 경제가 ‘보통’ 수준의 성장으로 회복되지 않을 것임을 나타낸다고 AP는 진단했다. 선진국 경제 성장률은 지난 40년간 연 3%를 유지해왔지만, 신규 노동인구가 유입되지 않는다면 이 속도는 달성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미국 의회예산처는 향후 3년간 미국 경제 성장률을 연 3%로 제시했으며, 향후 8년으로 넓히면 연 2.3%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규 노동자가 충분치 않다는 근거에서다.

또한 출산율 저하는 가계 소득을 줄여, 중산층 생활 수준을 높이기 어렵게 만들고, 주식과 주택에 대한 투자도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됐다.

인구통계학적 ‘역풍’이 너무 강해 경제 도약을 기대하기 어려우며, 최선의 희망은 ‘예기치 않은 혁신’을 통한 효율성 증대라는 게 전문가들 진단이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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