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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데이터> ‘송사’에 짓눌린 기업들…30대 그룹 피소액만 10조원 육박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30대 그룹의 송사(訟事) 금액이 1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지난해 거둔 순이익의 5분의 1에 달하는 규모로, 재판결과에 따라 회사가 휘청일 수도 있는 규모다. 그나마도 기업들의 공시로 드러난 규모일 뿐 실제 진행 중인 소송규모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8일 CEO스코어가 국내 30대 그룹 189개 상장 계열사들이 투자자 보호를 위해 피소금액 등 명세를 공시한 소송사건을 집계한 결과 현재 계류된 주요 피소 건수는 5393건, 피소금액은 9조5803억원이었다. 이들 그룹 전체 계열사가 지난해 벌어들인 순이익 50조5000억원의 19%에 달한다.

피소금액이 가장 많은 곳은 삼성으로, 삼성전자가 애플로부터 피소된 특허소송을 빼더라도 2323건에 피소액만 2조6947억원에 달했다. 삼성의 피소 금액 대부분은 2005년 삼성자동차 채권금융기관들이 이건희 회장과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물산 등 28개 계열사에 제기한 위약금 지급 청구 소송이다. 채권단은 2011년 삼성생명 상장 지연과 관련한 위약금과 연체이자 등으로 2조2300억원을 요구했고, 현재 대법원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와 애플간 특허소송은 금액이 공시돼 있지 않아 집계에서 제외됐다. 삼성전자는 당초 애플로부터 25억 달러(2조8000억원)의 특허침해 소송을 당했으나 최근배심원 평결이 확정된 2차 소송에서는 1억2000만 달러(1232억원)로 금액이 줄었다.


포스코그룹이 2012년 신일본제철로부터 1조원 대의 기술유출 소송을 당하는 등 총 피소금액 1조3880억원(주요 소송건수 41건)으로 2위에 올랐다. 3위는 총 피소금액 1조원(소송건수 50건)의 코오롱그룹이다. 미국 화학업체 듀폰사가 코오롱인더스트리에 영업비밀 침해에 대해 요구한 손해배상금 9500억원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최근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최근 열린 항소심에서 승소하며 원심파기 후 재심 판결을 받은 상태여어서 피소액은 대폭 낮아질 전망이다.

이어 현대 9930억원(60건), 대림 5500억원(139건), 대우건설 4900억원(179건), 현대자동차 4200억원(200건), 두산3900억원(8건), 금호아시아나 2190억원(91건), LS 2160억원(36건)이 상위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동국제강(27억원), OCI(73억원), 현대백화점(88억원)그룹은 100억원 미만이었고, 미래에셋으로 단 4건으로 소송가액은 3억7000만원에 그쳤다.

재계 관계자는 “소송에 대응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할 뿐 아니라 기업 내부의 은밀한 정보까지 재판과정에서 드러내야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최근에는 소비자나 투자자 보호차원을 넘어 우리 기업을 견제하려는 글로벌 경쟁사들의 소송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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