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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청산 · 매각 · 구조조정 계열사 ‘각자도생’
강덕수 전 회장 완전히 손뗀 STX그룹 이젠 어디로…
‘STX’ 간판 뗀 팬오션 회생절차 한창
대규모 감원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

1조8000억 부실·2247% 자본잠식
STX 舊핵심 조선해양, 작년 상장폐지
STX다롄 등 해외법인들은 청산절차


STX그룹은 한때 재계순위 13위에 해당하는 ‘재벌’이었지만 올해는 존재 자체가 사라졌다. STX그룹은 STX팬오션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뒤 지난해 7월 STX조선해양마저 채권단 손으로 들어가면서 뿔뿔이 흩어졌다. 이 두 계열사는 전체 24개 계열사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게다가 지난달 14일 ‘샐러리맨 신화’로 불린 강덕수(64) 전 STX그룹 회장이 구속되면서 상징성을 잃었다. 강 전 회장은 이미 작년 7월 STX팬오션 대표에서 물러난 뒤 STX조선해양(9월), STX중공업(11월) 대표 자리에서 차례로 내려왔다. 이어 지난 2월 ㈜STX가 이사회에서 서충일 고문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되면서 강 전 회장은 13년 만에 완전히 경영에서 손을 뗐다.

그룹 계열사들은 사실상 ‘각자도생’의 길을 걷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팬오션이다. 종전 STX팬오션에서 아예 STX를 뗐다. 2004년 범양상선에서 STX그룹에 인수돼 STX팬오션이란 이름을 단지 10년 만이다. 기업이미지(CI)도 바꿨다. 팬오션 측은 “기존의 부실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이미지 창출을 통해 영업 재개 기반을 마련하고 조속히 경영정상화를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도 수반됐다. 작년 6월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고 10월엔 직원의 30%를 감원했다.


㈜STX는 STX그룹이 해체된 뒤 지주회사의 영광을 뒤로 하고 독자 생존을 위해 종합상사로 거듭나려 여념이 없다. 강 전 회장이 마지막까지 대표이사 직함을 유지할 정도로 애착이 컸지만 강 전 회장이 검찰 수사를 받는 동안 “어떤 연관도 없다”며 분명한 선을 그었다.

STX는 강도 높은 인력감축으로 지난해 연초 대비 직원 수가 절반으로 줄었다. STX는 팬오션이나 STX중공업 등 기존 거래선과 관계 회복을 통해 안정된 수익을 창출해나갈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주요 핵심 계열사였던 STX조선해양의 구조조정은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 2월 채권단의 재실사 결과에서 STX조선해양의 추가 부실 규모가 1조8000억원에 달한다는 보고가 있었다. 그만큼 채권단이 추가 지원해야 한다. 작년 10월 임원수를 절반으로 줄인데 이어 또 다시 인력감축과 임금삭감 등 강력한 구조조정이 예견된다.

일단 채권단이 지난 3월 STX조선해양에 신규 운영자금 8400억원을 집행하기로 하면서 숨통이 트였다. 부족한 운영자금은 올해 안에 나눠서 지원된다. 또 STX조선해양의 협력업체 45곳이 ‘STX파트너스’를 지난달 3일 출범시키며 STX조선해양의 조기 정상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주식시장에서는 더이상 STX조선해양을 찾을 수 없다. 지난달 15일 최종 상장폐지됐다. 상장된지 11년 만이다. 부실이 워낙 커 상장폐지는 일찌감치 기정사실화됐다. 작년말 기준 STX조선해양의 자본잠식률은 2247.5%에 달한다. 채권단 지원으로 막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해외 법인들도 떨어져 나가고 있다. 중국의 STX다롄은 글로벌 경기침체에 STX조선해양의 자금지원까지 끊기면서 결국 청산절차 초읽기에 들어갔다. STX유럽은 매각을 위한 실사가 마무리 단계다. 실사가 끝나면 일괄매각이든 분리매각이든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김우영 기자/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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