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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솟는 원화…수출기업 ‘공포’
환헤지 등 리스크 완화 비상경영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이 장 초반 1030원대를 이탈하면서 원화 강세에 대한 국내 수출 기업들의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결제 통화 다변화, 해외 현지 생산 증가 등으로 최근 수출 기업들의 환율 민감도가 과거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이 사실이지만 브랜드 경쟁력 및 위기 관리 능력이 제한적인 일부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을 중심으로 ‘수익성 저하’라는 경고등이 켜졌다.

최근 재벌닷컴이 2013회계연도 매출액이 1조원을 넘은 159개 상장사(금융회사 제외)의 영업이익과 이자비용을 분석한 결과,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인 상장사가 36개사로 전체의 22.6%로 집계됐다. 지난해 벌어들인 이익으로 이자 조차 제대로 내지 못한 매출 1조원 이상 기업들이 무려 5곳 중에 1곳 이상이었다는 것이다.

국내 기업들의 낮은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끝이질 않은 상황에서 지속적인 원화 강세는 우리 기업들에게 가장 큰 복병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원ㆍ달러 환율이 5% 내외로 고평가됐다”며 “달러당 1122∼1134원이 적정 환율”이라고 제시한 바 있다.

지난달말 ‘환율급락의 파장과 전망 및 대응과제’라는 주제로 열린 한국경제연구원-아시아금융학회 주최 긴급좌담회에서도 전문가들의 이 같은 지적들이 쏟아졌다. 유환익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본부장은 “지난해 11월 말 매출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손익분기 원달러 환율을 조사한 결과는 1066.4원”이라며 “원화가치가 10% 높아지면 영업이익률도 0.9% 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실제 현대ㆍ기아차 비롯한 주요 수출 기업들은 이미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과거 환헷징 실패로 위기를 겪었던 한국지엠이 최근 다시 환헷징을 통한 환위험 완화 등을 고려하고 있을 정도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환율 10% 변동 시 순이익이 7295억원, 1000억원 가까이 움직인다. 조선업계는 보통 원화가 강세가 지속 되면 외화기준 선박가격이 상승하지만 최근 업황이 좋지 않고 경쟁이 치열해 과거처럼 가격에 반영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환 리스크 관리가 취약한 중소기업의 경우 직격탄이 될 수 있다. 김기흥 국회 예산정책처 실장은 “환율 상승에 따라 중소기업에 타격 리스크가 있다. 적정 환율 수준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외환전문가를 두기 어려운 중소기업들을 위해 무역보험공사 등의 정부기관들이 이들 대상으로 환율 컨설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대연 기자/sonam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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