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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사람> 산업용 모바일 단말기 국가대표 블루버드, 도전과 혁신으로 ‘영속기업’을 꿈꾼다
이장원 블루버드 대표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처음 시작했던 사업이 안정적인 궤도에 오르자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나는 왜 사업에 뛰어들었는가’. 100년, 200년을 이어갈 수 있는 영속성을 가진 기업, 세계 시장에서 누구도 넘어서지 못할 가치를 가진 기업을 만들고 싶다는 ‘초심’(初心)이 떠올랐습니다. 그것이 바로 블루버드의 도전과 혁신이 시작된 이유이자 마지막 도착점입니다”

사업의 최종 목표를 묻자 되돌아온 이장원(46ㆍ사진) 블루버드 대표의 대답이다. 20여년 간을 쉴 새 없이 달려온 중년 사업가는 27살의 자신에게서 미래의 목표를 찾았다. 수많은 청춘의 시간을 경쟁과 좌절로 지새우면서도 꺾지 않은, 가장 순수하면서도 확고한 그만의 신념이다. 그리고 그 신념은 블루버드가 도전을 멈추지 않는 원동력이 됐다.

삼성SDS 엔지니어 출신인 이 대표가 처음 사업을 시작한 것은 27살이 되던 1995년. 이 대표는 당시 기업용 메신저, 이메일 등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개발하는 ‘블루버드소프트’를 창업했다. 블루버드소프트는 창업 3년 만에 기술력과 서비스 품질을 인정받아 여러 국내 기업을 고객으로 두며 승승장구를 거듭했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의 축하 인사 속에서도 정작 이 대표는 고민을 떨쳐낼 수 없었다. ‘뿌리가 약한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과연 영속할 수 있는 기업, 세계적인 기업을 만들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밤마다 그를 찾아왔다.

이 대표는 “모두가 사업 전환을 만류했지만 오히려 사업이 자리를 잡은 그때가 새로운 미래를 준비할 적기라고 봤다”며 “지금 사업이 잘되니 우선은 과실을 수확하고 나중에 바꾸겠다는 마음은 독이 되리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1998년 과감히 업종을 바꾸기로 마음먹은 이 대표는 이후 일 년 반이 넘는 시간 동안 백 가지가 넘는 사업 아이템을 검토했다.

새로운 미래를 구상하는 데 ‘돈’은 중요한 요소가 아니었다. 진입장벽은 높지만 기술력과 신뢰도를 쌓으면 쉽게 흔들리지 않을 아이템, 국내를 넘어 세계 시장에서 널리 쓰이는 아이템 등 나름의 기준을 만들자 그동안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산업용 모바일 단말기’가 바로 그것.


이 대표는 “산업용 모바일 단말기는 충격에 대한 저항력과 방수ㆍ방진 기능을 기본으로 갖추면서도 바코드 판독기, RFID 판독기, 고정밀 GPS 등 다양한 기능을 겸비해야 한다”며 “경쟁사에 뒤지지 않는 기능에 디자인으로 차별화를 둔다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고 했다.

그의 분석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2002년 극소수의 경쟁사만 만들던 ‘일체형 단말기’의 크기를 30% 가까이 축소, 시장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

프린터, 결제 기능, 바코드 기능을 하나의 단말기에 담은 이 제품으로 2006년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블루버드는 이후 2008년 세계시장에도 진출해 현재 코카콜라, 디즈니, 펩시, 루프트한자 등을 고객으로 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블루버드의 2012년 매출 820억원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83%, 세계시장 점유율은 5%에 달한다. 모토로라솔루션, 하니웰, 데이터로직 등 세계 산업용 모바일 단말기 시장을 80~90%가량 점유한 거대 다국적 기업과 경쟁해 이뤄낸 수치다.

이 대표는 “15년간의 도전 끝에 세계 시장에서 고객사가 품질을 의심하지 않고 물건을 주문하는 정도의 신뢰도를 쌓는데 성공했다”며 “올해 1500억원의 매출을 올려 향후 영속기업으로 가는 토대를 쌓을 것”이라고 했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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