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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전거 빅3, 수출은‘헛바퀴’
삼천리자전거 작년 수출비중 0.03%
알톤스포츠 엔저영향에 급감


삼천리자전거, 참좋은레져, 알톤스포츠 등 국내 자전거 시장을 80~90%가량 과점하고 있는 이른바 ‘자전거 빅3’의 수출정체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최대 자전거 업체인 삼천리자전거는 수년째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0.5%대 이상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것으로 평가받는 알톤스포츠 조차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엔저’ 영향으로 수출 매출이 급감했다. 이에 따라 업계 일각에서는 국내 자전거 업계가 세계 시장에서 고립, 성장 둔화가 고착화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7일 자전거 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전거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천리자전거는 지난해 매출액 1107억원, 영업이익 85억원을 기록하며 성장 행진을 순조롭게 이어갔다. 삼천리자전거는 지난 2010년 733억원, 2011년 897억원, 2012년 1089억원으로 매년 매출이 순증하고 있다.


문제는 수출이다. 지난해 삼천리자전거의 매출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단 0.03%(3600만원)에 그쳤다. 2012년과 2010년에는 각각 0.33%(3억5500만원), 0.03%(2100만원)의 매출을 수출을 통해 올렸고, 2011년에는 수출 실적이 없었다.

삼천리자전거가 매년 1000억원 안팎의 매출이 안정적으로 나오는 국내시장에 기대 해외판로 개척에 소홀했다는 업계의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가 추산한 올해 자전거 시장 전체 매출은 2500억~3000억원 가량으로, 이 중 30~40%를 삼천리자전거가 차지하고 있다. 삼천리자전거가 38.02%의 지분을 가진 자회사 참좋은레져의 상황 역시 심각하다. 고급 해외 브랜드 자전거를 국내에 수입 판매하는 데 주력, 지난해 233억원의 매출(자전거 사업부문)을 올린 이 회사는 같은 기간 총 206억원어치(96.7%) 자전거와 부품을 수입했다. 수출 실적은 단 1000만원(0.1%) 뿐이었다. 삼천리자전거 계열 회사의 수출입 실적만 따져 보면, 자전거 시장의 무역역조가 심각한 수준인 셈이다.

중소 자전거업체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일정 수준 기반을 마련한 업체들이 해외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소규모 업체가 성장할 만한 공간도 생기고 관련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자전거 업체로서는 유일하게 세계 4대 자전거 박람회로 꼽히는 ‘중국 국제 자전거 박람회’에 매년 참가하는 등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것으로 평가받는 알톤스포츠는 특정 시장에 수출 대부분을 의존하다 위기를 맞은 경우다. 알톤스포츠는 그동안 수출 물량의 75%가량을 일본 시장을 통해 판매해 왔는데, 엔저현상의 심화로 2011년 149억원이던 수출 매출이 2012년 120억원, 지난해 94억원으로 급격히 하락했다. 해외 판로의 다양화가 시급한 상황인 것.

알톤스포츠 관계자는 “일본 수출 물량은 그대로이지만 엔저의 여파로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며 “다행히 최근 중국에서 인기를 끈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우리 자전거가 등장하면서 중국 시장 공략에 탄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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