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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이나 5월 대선 물건너 가나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우크라이나가 오는 25일 대통령 선거를 제대로 치러낼 수 있을까. 남부 오데사에서 친 러시아 분리주의자에 대한 유혈 진압으로 수십명이 사망해 러시아의 군사 개입 우려가 더욱 고조된 가운데,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해 국정 안정을 꾀해야할 우크리아이나의 정치 일정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 6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유럽평의회에서 러시아는 5월 대선 반대를 분명히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사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일부 주민을 대상으로 무력을 사용하는 상황에서 선거를 개최하는 건 좀 이상하다”며 “전쟁 중에 선거를 치렀던 아프가니스탄은 아니지 않나”고 비난했다. 그는 “선거와 주민투표는 자유롭고 공정해야한다. 폭력을 배제하고, 객관적이고 공정한 국제적 감시 아래에서 진행되어야한다”면서 “이런 기준들이 준수되는 지 여하에 따라 선거에 대한 러시아 태도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을 두고 서방은 러시아의 대선 무효화 시도로 해석했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러시아는 분명 선거를 막거나 방해하는 일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헤이그 장관은 이 날 다른 나라 외교장관들은 외부 개입 없는 선거를 지지했다고 전했다.


25일 대선이 치러진다해도 반쪽짜리가 될 가능성이 있다. 도네츠크주, 루간스크주, 하리코프주에서 친러 세력은 대선 투표 불참을 공식화했고, 대선에 앞서 오는 11일 독립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를 강행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대선을 보름여 앞두고 우크라이나가 내전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은 프랑스 일간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서 군사적 충돌이 임박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고,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파리에서 가진 TV인터뷰에서 “5월25일 대선이 치러지지 않는다면 혼란과 내전의 위험이 있다”고 걱정했다.

한편 6일 우크라이나 의회는 지방 자치권 확대와 관련한 주민투표를 대선일에 동시에 치르자는 동부 일부 지도자의 제안을 보안 상의 우려를 들어 기각했다.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안드리 센첸코 조국당 소속 의원은 “주민투표는 유권자들의 의지가 총구에 의해 표현되지 않는다는 보장 하에서 치러져야한다”면서 “주민투표 결과가 분리주의자와 러시아 연방에서 온 특수 정보 요원 협력자들에 의해 조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과도 정부는 주정부 책임자를 소집해 ‘분권화’ 계획을 논의했다. 교육, 보건, 스포츠, 문화, 도로 건설 등의 영역 관할권을 주정부에 이양하는 내용으로 러시아의 ‘연방제’ 요구를 일부 수용한 방안이다.

과도정부는 또 오는 9일 러시아 승전기념일에 분리주의 세력과 진압 정부군 간에 대규모 충돌을 우려해 수도 키예프에서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5일 알렉산드르 투르치노프 우크라이나 대통령 권한 대행은 수도 주변에 공격받을만한 지점을 설정해 경비력 증강을 지시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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