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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 떠난 홈쇼핑…모바일은 전쟁터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직장인 윤영아(39)씨는 모 홈쇼핑 마니아다. 그러나 TV로 보는 홈쇼핑 마니아가 아니라, 스마트폰에 깔린 홈쇼핑 모바일 앱을 자주 사용하는 단골이다. 정씨는 “쇼핑 앱을 여러가지 깔아도 사용하는 것은 정해져 있는데 과거에 즐겨보던 홈쇼핑의 앱이 익숙해져 자주 사용하는 것일 뿐”이라며 “모바일 쇼핑을 하다보면 백화점 앱인지, 홈쇼핑 앱인지, 소셜커머스인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홈쇼핑에서 ‘홈’이 사라지고 있다. TV를 기반으로 출발한 홈쇼핑이 올해 1분기 TV 부문 마이너스 성장시대에 접어든 것은 유통 채널 패러다임의 변화를 극명하게 보여준 사레다. 홈쇼핑은 TV나 카탈로그를 보고 전화를 하는 전통적인 구매방식이 줄어들고, 모바일의 성장세에 기대고 있다. 홈쇼핑은 물론 백화점, 오픈마켓 같은 온ㆍ오프라인 강자들도 적극 뛰어들고 있는 모바일 쇼핑은 그야말로 업종을 떠나 모두가 적인 치열한 전쟁터로 떠올랐다.

▶‘집’ 떠난 홈쇼핑= 7일 업계에 따르면 홈쇼핑 양대 축인 GS샵과 CJ오쇼핑 모두 올해 1분기 TV쇼핑 부문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GS샵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379억원, 매출액 249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8%, 0.7% 증가했다.

그러나 TV쇼핑 부문의 취급액은 46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했다. GS샵이 TV쇼핑 부문에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은 금융위기를 불러온 리먼사태 직후인 지난 2008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홈쇼핑의 TV부문 취급액은 갈수록 줄어드는 데 반해 모바일 취급액은 급속 증가하고있다.

CJ오쇼핑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올해 1분기 매출액 3283억원, 영업이익 392억원으로 겉으로 보기에는 나쁘지 않은 실적이지만 TV부문 취급액은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했다. GS샵보다는 감소폭이 적지만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는 것은 중요한 변화다.

카탈로그 시대는 아예 막을 내린 분위기다. CJ오쇼핑은 올해 1분기 카탈로그 부문이 전년동기 대비 38.7%나 감소했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카탈로그와 인터넷(모바일 제외) 채널은 역신장 추세를 계속해서 나타낼 전망”이라며 “다만 모바일 채널의 성장에 따라 전체 취급고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기침체와 세월호 참사 여파로 소비심리 회복이 더디다는 것도 홈쇼핑 업계의 고민이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은 TV 부문과 패션 쪽이 고수익을 내는 효자로 꼽히는데 TV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심각한 일”이라며 “아직 TV 부문 매출이 60% 정도의 비중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도심형 아웃렛으로 빠져나가는 고객 등 점차 기반이 약해지고 있는 것이 눈에 보인다”고 우려했다.

▶모바일 전쟁터는 한층 치열= 위기에 빠진 홈쇼핑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바일에서 찾고 있다. 올해 초 모 홈쇼핑 대표가 신년 모임에서 “홈쇼핑의 경쟁자는 더이상 홈쇼핑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처럼 홈쇼핑은 TV를 벗어난 곳에서 진검승부를 치러야 할 때다.

1분기 실적에서 그나마 홈쇼핑의 체면을 살려준 것도 모바일 쇼핑이다. CJ오쇼핑은 모바일 부문 취급액이 145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11% 급성장했으며, GS샵 또한 1249억원을 기록하며 270.6% 성장했다.

다만 문제는 모든 유통업체들이 너나할것 없이 뛰어들면서 모바일쇼핑 시장의 경쟁이 날로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모바일쇼핑은 상품을 선별해 보여주는 큐레이션 서비스가 적합한데 이에 최적화된 것은 소셜커머스 형태. 티켓몬스터의 경우 2011년 327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이후 2012년에는 815억원, 지난해 1149억원을 기록하며 경쟁 심화 속에서도 덩치를 키워왔다.

오픈마켓도 큐레이션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오픈마켓의 장점은 없는게 없는 방대한 상품 구성이지만, 모바일로 옮겨오면 이 장점은 단점이 되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오픈마켓인 G마켓은 큐레이션 쇼핑몰인 G9을 운영중이다.

G마켓 관계자는 “G9는 올해 1분기 매출이 론칭 직후인 2013년 2분기 대비 265% 증가했다”며 “특히 지난해 10월 모바일 전용 쇼핑 어플리케이션을 론칭하면서 성장세에 가속이 붙고 있다”고 전했다. G9은 올해 1분기 G9 전체 매출 중 모바일 비중이 36%에 달한다.

홈쇼핑 업계도 모바일쇼핑 강화를 위한 전략 마련에 고심 중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모바일 매출이 크게 늘고 있지만 마냥 좋아할 수도 없는 분위기”라며 “TV 대비 모바일의 낮은 수익성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때”라고 전했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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