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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코하람, 나이지리아 여학생 납치 시인…“노예로 팔 것”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지난달 괴한들에게 피랍된 나이지리아 여학생 200여명에 대해 이슬람 무장세력 ‘보코하람’이 자신들이 납치를 한 주범이며 학생들을 노예로 팔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5일(현지시간) AFP통신이 입수한 57분 분량의 동영상에 따르면 보코하람 최고지도자인 아부바카르 셰카우는 지난달 14일 나이지리아 동북부 치복시(市)의 한 중등학교에서 납치된 여학생 276명을 언급한 뒤 “내가 소녀들을 납치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나는 그들을 시장에 내다 팔 것”이라면서 자신들이 여학생들을 노예로 붙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납치 사건은 보코하람의 소행으로 추정되기는 했으나, 보코하람 지도자가 이를 시인하기는 처음이다.

복면을 한 무장요원들 옆에 선 셰카우는 “서구식 교육은 죄악이고 즉각 중단돼야 한다. 여학생들은 결혼을 해야 한다”며 “나는 12세, 9세 소녀들을 시집보낼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면서 다른 학교들도 공격해 더 많은 여학생을 납치하겠다고 위협했다.

앞서 BBC 등 일부 언론은 납치당한 여학생들 가운데 53명은 탈출에 성공했으나 223명은 괴한들에게 억류됐으며, 특히 일부는 유괴범들과 강제로 결혼하거나 국경지대에서 최소 12달러에 차드나 카메룬 등 이웃국가에 신부로 팔려갔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번에 보코하람이 여학생들의 몸값을 놓고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 한 중개인은 AP통신에 납치된 여학생 중 2명은 뱀에 물려 숨졌으며 20여명은 병을 앓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또 기독교인 여학생들은 강제로 이슬람으로 개종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굿럭 조너선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4일 밤 TV에 출연, 피랍 여학생들을 구출해 가족의 품으로 돌려놓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이슬람 국가 건설을 주장하는 보코하람의 무차별 테러로 5년간 4000명 이상의 민간인이 희생됐다.

지난달 이 여학생들이 납치된 날에도 보코하람은 수도 아부자 외곽의 버스 정류장에서 폭탄 테러를 감행, 시민 71명이 숨지고 124명이 다쳤다.

한편 미국 정부도 이번 사건을 ‘잔인무도하고 끔찍한 비극’으로 규정하면서 여학생 구출과 보코하람 진압을 위한 지원에 나섰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5일 “나이지리아 당국과 정보를 공유하면서 범죄과학 및 조사 능력 개선 등을 돕고 대테러작전을 지원할 것”이라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정기적으로 관련 보고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마리 하프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AFP가 공개한 동영상에 대해 “동영상이 진짜라고 본다”면서 “여학생들 다수가 인접국으로 이동된 여러 징후를 확보했으며 사태 논의를 위해 국무부 담당자를 나이지리아로 파견했다”고 밝혔다.

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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