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정태일 기자］세월호 침몰사고 후 정부는 물론 정치권으로도 국민적 분노가 확산되면서 딱 한 달 앞으로 다가온 6ㆍ4지방선거도 흥행에 비상이 걸렸다. 최악의 경우 한일월드컵이 열렸던 2002년 지방선거 때보다 더 저조한 투표율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총 5번의 지방선거가 치러진 가운데 투표율은 1회 지방선거(1995년)가 68.4%로 가장 높았고 2회(1998년) 52.7%로 떨어진 뒤 3회(2002년) 48.9%로 50%선이 붕괴됐다.

이후 4회(2006년)에는 51.6%로 다시 올라간 뒤 지난 5회(2010년) 54.5%로 역대 두 번째 투표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세월호 사고로 사회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가라앉고 있어 이번 지방선거 투표율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국민 관심을 불러일으켜야 할 시기 세월호 사고로 1주일 이상 선거운동이 전면 중단된 것도 무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3회 지방선거는 월드컵이라는 축제에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국민적 분노와 불신이 선거로 옮겨 붙어 ‘선거 보이콧’까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이번 지방선거는 이보다 더 내려가 40% 초반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예상이 따른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상 지방선거는 50% 이상의 투표율은 보였는데 이번에는 최악의 경우 10%포인트 이상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민의(民意)를 담는 데 사실상 실패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는 국민을 지키지 못한 국가에 대한 염증이 투표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따른다. 신 교수는 “세월호 사고는 전 국민의 정치적 혐오증을 키우며 그 분노를 공유하게 하는 현상을 빚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반대로 분노가 표심(票心)을 자극해 선거로 정치권을 심판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대신 세월호 사고에 모든 선거 이슈가 빨려들어 갈 공산이 크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지금 사람들의 관심은 안전하지 못한 한국, 무능한 정부시스템에만 쏠려 있는 상황”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이념색깔은 쏙 뺀 무색무취의 정책들만 수면 위로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은 태풍, 홍수, 산사태 등 각종 재난대책과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정책들이다. 배 본부장은 “후보자 간 토론에서도 해당 지역의 안전대책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할 경우 치명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illpa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