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 원장이 찾은 곳은 에티오피아 아다마 과학기술대학교(ASTU).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동남쪽으로 100㎞ 떨어진 아다마 지역에 위치한 국립과학기술대학이다. 에티오피아 최초의 국립과학기술대학교이자, 에티오피아 두번째 규모(교수진 1000여명, 학생 2만여명)로, 한국의 카이스트와 유사한 형태다. 그러나 전체 교수진 1000여명 중 박사학위 소지자가 50여명에 불과할 만큼 교수진의 수준이 높지않고, 교육 여건도 열악하다.
류 박사는 그동안 여러 국가를 출장 방문하면서, 낙후된 국가에서 언젠가 뜻깊은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한다. 2년 전 겸임교수로 재직하던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를 통해 아다마 과학기술대학교에서 공식적으로 요청한 교육지원 프로그램과 연이 닿았고, 안식월 휴가기간 멀리 아프리카로 교육봉사를 오게 된 것이다.
류 박사는 오랜 연구 경험을 통해 습득한 선진 전기 기술을 아다마 과학기술대 교수진과 학생들에게 교육하고, 에티오피아 기술 개발 계획 수립 등에 자문을 했다. 교육은 2달간의 안식월 기간에 맞춰 한학기 3학점 강좌를 2개월로 압축해 진행했다.
전공 분야인 전력전자 및 모터 드라이브와 관련한 두개 강좌가 열렸다. 에티오피아 전역의 기술대학 교수들의 재교육을 위해 개설된 대학원 과정 과목이다. 류 박사의 수업은 선진 기술 교육에 목마른 현지 학생 및 교수진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해당 강좌를 수강하기 위해 멀게는 2000㎞ 이상 떨어진 도시에서 방문해 대학 근처에 상주하는 교수들도 있었다.
대학생들은 중간고사 및 학기말고사는 수업시간과 별도로 자신들이 시간을 할애해서 치를테니, 한 시간이라도 많은 강의를 들을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류 박사는 이들의 뜨거운 학구열에 감탄하면서도, 낙후된 교육인프라에 시종일관 안타까워했다. 하루에도 몇번씩 정전이 발생했다. 파워포인트로 수업을 하다가 정전이 나면 일일이 화이트보드에 필기를 하곤 했다. 강의자료를 복사하고, 강의교재를 확보할만한 여건도 없었다.
가장 큰 문제는 교수진의 교육 수준이었다. 대부분 정규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석사학위 출신이어서 보유한 기술과 지식 수준이 매우 낮았다. “선진 학문을 가르쳐 줄 교수진이 없어 학구열에 불타는 학생들이 선진지식을 습득하기 어려웠다”고 류 박사는 말했다.
류 박사의 ‘과학 한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류 박사는 “앞으로 에티오피아의 우수한 교직원들을 UST박사과정생으로 뽑아 선진교육을 경험하게 하고 귀국시켜 에티오피아 교육 질을 높이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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