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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국보 1호도…문화재청 구조적 커넥션
우리 전통과 문화유산을 보존ㆍ관리하는 문화재청과 대목장(大木匠), 문화재위원, 수리기술자는 일견 품위 있어 보인다. 하지만 대한민국 자존심, 국보1호 숭례문<사진> 복원과정을 계기로 드러난 이들 생태계의 검은 커넥션과 전관(前官)-현직 간 유착 비리는 ‘무정부 상태’였다.

경찰 수사결과 문화재청 출신 공무원들은 퇴직 후 관련 시공업체에 근무하며 공무원ㆍ업체간 뇌물공여 창구로 활용됐다. 문화재청 공무원 6명은 광화문ㆍ경복궁 공사감독을 담당하며 J사로부터 수천만원의 뇌물을 받았고, 문화재위원 등으로 구성된 궁궐 공사 자문위원 5명은 회의비ㆍ명절선물 명목으로 상납금을 챙겼다. 대목장은 국보1호에 쓸 금강송을 빼돌렸다. 문화재수리 자격증 거래과정에서 6억7500만원이 오가고, 공사현장 감독관은 자주 자리를 비웠지만 문화재청은 제식구 대하듯 엄격하게 감독하지 않았다.

문화재청은 최근 ‘혁신책’이랍시고 내놓았지만 아파트 공사 안전성 투명성 확보대책보다 못한 안을 내놨다. 문화재청은 자격증거래시 자격정지 요건을 3회 적발에서 2회로 강화했지만, 단 1회라도 자격의 취소ㆍ정지와 함께 1년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이라는 형사처벌을 병과하는 국토교통부의 기준보다 턱없이 약했다.

특히 혁신책에는 전관예우 등 ‘구조적 커넥션’에 대한 대책은 아예 빠졌다. ‘개전의 정’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또 어떤 국보가 검은 커넥션의 희생양이 되고, 행여 사람까지 상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해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은 “이번 대책은 미봉책에 불과하며 갑의 권리를 끝까지 포기 못하겠다는 자기 주장일 뿐”이라며 “대책을 만들면서 개혁대상인 보수기술자와 기능인협회 인사들을 모아 자기변명과 밥그릇 싸움에 불과한 공청회를 형식적으로 열었을 뿐”이라고 꼬집었다.

박은혜 기자/gra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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