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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권력의 핵인가, 탐욕의 끝인가
관피아의 대명사 모피아, 그들은 누구인가
실질적 돈줄 쥐는 재무부 출신
대부 이헌재·강만수 필두
끈끈한 인적고리 자랑
한국경제사 거대축으로…
2세대 모피아 윤진식도 눈길

‘대물림 인사’ 모피아 혹평 뒤엔
‘전문성 살린 인재’ 평가도

관료 마피아(관피아)의 대명사 ‘모피아’. 옛 재무부의 영문약자인 MOF(Ministry of Finance)와 조직폭력배를 뜻하는 마피아(Mafia)를 합성해 만든 것이다. 최근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전직 관료에 대한 예우와 그들의 행태가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한국의 관피아를 대표하는 모피아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그들은 대부(大父) 이헌재ㆍ강만수를 필두로 끈끈한 인적고리를 형성하면서 한국의 경제사를 관통하는 거대한 축이 됐다.

모피아의 핵심 줄기는 재무부에서도 특히 옛 이재국(현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 라인이다. 재무부는 실질적인 돈줄(금융과 세제)을 쥐고 있는 곳이다.

세간의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인물은 이헌재(행시 6회) 전 경제부총리. 그는 ‘이헌재 사단’을 구축하면서 대한민국의 큰 물줄기를 형성했다. 이 전 부총리는 특히 외환위기 극복과정에서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하며 대부 이미지를 심었다.

강만수(8회)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재무부 이재국장과 재경원 세제실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MB정부 관료 정치의 선두주자였다. 공직의 옷을 벗은 뒤에는 유관기관인 KDB산은지주 회장 자리를 꿰찼다. 그의 후임 윤증현(10회) 전 장관도 재무부 금융정책과장과 재경원 금융정책실장을 지낸 ‘금융통’이다.


이어 MB정부 청와대 정책실장을 역임한 윤진식(12회) 새누리당 충북지사 후보가 모피아 계보를 이어갔다. 윤 후보가 재무부 금융정책과장이던 시절 그 아래 사무관이 변양호(19회) 보고펀드 대표, 최중경(22회) 전 지식경제부 장관, 김석동(23회) 전 금융위원장 등이다. 유지창(14회) 전 은행연합회장은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과 한국산업은행 총재를 역임하면서 2세대 모피아 군단을 이끌었다.

최근에는 임영록(20회) KB금융 회장, 신제윤(24회) 금융위원장, 임종룡(24회) NH농협금융 회장 등이 포진하고 있다. 또 김근수(23회) 여신금융협회장, 홍영만(25회) 자산관리공사 사장, 김익주(26회) 국제금융센터 원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현 정부 들어선 현오석(14회) 경제부총리와 조원동(23회) 경제수석 등 경제기획원(EPB) 출신이 경제정책 라인의 중심에 서 있다. 과거보다 모피아의 영향력의 줄어들었다는 게 안팎의 평가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래도 모피아는 금융권에서 여전히 건재하다. 모피아 군단은 선배들이 끌고 후배들이 밀어주는 끈끈함을 보이면서, 퇴직 후 금융 유관기관 수장 자리를 파고 들고 있다. 결속력은 그들의 최대 강점이다.

최근 세월호 침몰 참사를 계기로 관피아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관료 사회의 병폐를 바로 잡기 위한 대대적인 수술을 예고했다.

이런 가운데 모피아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대물림 인사’에 대해 혹평이 가해지면서도 퇴직했더라도 그들의 전문성을 살려야 한다는 의견이 공존한다. ‘낙하산 정치인’과 다르다는 주장이다.

경제부처에서 퇴직한 한 전직 고위 관료는 “모피아들은 조직의 힘을 통해 목표를 이뤄나가는 데 아주 익숙하다. 때문에 효율성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이어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는 것은 없어져야 한다. 관계에서 나온 이익을 계속해서 공유하겠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경제부처 장관 출신의 한 퇴직 관료는 “모피아는 이미 노출됐다. 그동안 다른 부처는 눈에 띄지 않다가 이번 세월호 침몰 참사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노출됐다”고 말했다. 그는 “전문성도 국가 자원”이라면서 퇴직 공무원의 적절한 활용을 주문했다. 

조동석 기자/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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