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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러 시위 3인의 주동자, 우크라 동부 파국몰이
도네츠크 등 14곳 ‘민병대’ 점거
중앙정부 사실상 통제력 상실
지역 경찰도 시민보호능력 잃어



우크라이나 동부 14개 지역에서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시위대가 관공서를 점거하면서 중앙정부가 사실상 통제력을 상실하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도네츠크주(州), 하리코프주, 루간스크주에서 14개 도시의 관청을 점거한 친러 분리주의 시위대인 ‘민병대’의 핵심 인물은 바체슬라프 포노마료프와 이고르 스트렐코프다.

자칭 ‘슬로뱐스크 인민시장’인 포노마료프는 지난 27일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감시단 억류 기자회견에 등장해 얼굴을 널리 알렸다. 최근에는 번호판을 달지 않은 자동차를 무장한 남자들과 동승해 타고 시내를 다니는 게 자주 목격되고 있다. 영국 BBC에 따르면 포노마료프는 이번 사태 이전에는 ‘무명’에 가까웠다. 그에 관한 믿을 만한 정보도 거의 없다. 다만 슬로뱐스크에서 작은 비누공장을 운영했으며, 1980년대 아프가니스탄에서 소련 군 소속으로 전투에 참가했고, 러시아 특수부대와 연줄이 있는 것이란 미확인 정보가 있을 뿐이다.

왼쪽부터, 바체슬라프 포노마료프(민병대 지도자), 이고르 스트렐코프(민병대 지휘관), 데니스 푸실린(‘도네츠크 인민공화국’대변인)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에 러시아의 평화유지군을 파병해달라고 요청했다.

슬로뱐스크에서 시위 작전을 진두지휘하는 ‘행동대장’은 이고르 스트렐코프 민병대 지휘관이다. 우크라이나 방위대는 그가 러시아 정보국(GRU) 일원이며, 실제 이름은 이고르 기르킨, 1970년 태생, 러시아 국적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 언론 콤소몰스카야 프라바다에 따르면 한 때 크림에서 활동한 스트렐코프는 자신의 여단을 크림 출신 자원자로만 조직했다. 뿐만 아니라 체첸공화국, 중앙아시아, 유고슬라비아, 이라크, 시리아 등에서 러시아를 위해 전투해 본 유경험자로 받아들였다. 스트렐코프 자신도 유고슬라비아 내전에 자원병으로 참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러시아 언론은 그는 현재 러시아군과 유대관계가 없으며, 단지 옛 전투지를 재현해보고싶은 ‘군 마니아’라고 일축했다. 또 그는 GRU 소속이 아니며 연방보안국(FSB) 국제테러전투 조직의 퇴직 참모라고 소개했다.

도네츠크 친러 시위대의 ‘입’으로 등장한 이는 데니스 푸실린이다. 우크라이나 언론 키예프포스트는 30일 푸실린이 러시아 지원을 요청하는 임무를 띠고 모스크바를 다녀왔다고 보도했다. 자칭 ‘도네츠크 인민공화국’의 대변인 푸실린은 동부 주민이 오는 25일로 예정된 대통령선거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며, 그보다 앞서 오는 11일 도네츠크주 독립 찬반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를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푸실린은 2012년 총선에서 한 정당 후보로 키예프에 출마했지만 낙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러 분리세력이 동부에서 득세하는 데는 주정부 인사들의 무능도 한몫을 하고 있다. 알렉산드르 투르치노프 우크라이나 대통령 권한대행은 30일 키예프에서 열린 주지사 회의에서 동부의 통제력 상실을 시인하고, 지역 경찰이 시민을 보호할 능력이 없다고 비난했다.

실제 과도정부가 지명한 세르게이 타루타 도네츠크 주지사는 지난 11일 폭도가 들이닥치자 은신한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기업가인 그는 자신은 한번도 주지사를 원한 적이 없다고 현지 언론에 말하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도네츠크 경찰청장 안드레이 안소노프는 언론에 친러 무장세력이 차는 표식인 검은색과 오렌지색 리본을 옷에 달고 나타나 “국민을 지지하겠다”며 중앙정부와는 딴 목소리를 냈다.

역시 과도정부가 임명한 겐나디 게르네스 하리코프 시장은 지난 28일 무장 인사에 의해 총을 맞아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미니 올리가르히(신흥부자)’로 불리는 그는 한 때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 지지자였지만 과도정부가 들어서자 새 정부편에 섰다. 그는 친러세력 대권 후보인 미하일 도브킨 전 하리코프 주지사와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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