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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석유화학산업, 강도높은 구조조정…“한국과 기술격차 더 벌어질 것”
[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일본 석유화학 산업이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미쓰비시, 스미토모 등 굴지의 석유화학 기업들은 미국발 셰일가스 여파, 중국의 자급률 증대로 경영환경이 악화하자 에틸렌, 고무 등 범용제품에서 첨단 소재 분야로 갈아타고 있다. 이에 일본과 국내 기업들의 기술격차가 더욱 벌어질 전망이어서 우리 정부와 산업계의 발 빠른 대처가 요구된다.

1일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일본 석유화학산업은 기존 범용 사업에서 과감히 철수하고, 소재 분야에서는 집중 투자를 통한 고수익 창출 산업으로 전환하고 있다. 특히 경쟁력이 떨어진 범용 사업에 대해서는 사업 축소와 재편에 나섰다. 미쓰비시 화학과 스미토모 화학, 아사히 카세이 등은 NCC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미쓰이 화학은 지분을 철수하는 등 에틸렌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

중국 및 역내 자급화가 급속히 진전되거나, 제품 기술격차가 크게 줄어든 합섬원료 부문도 잇따라 설비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대신 기능성 섬유와 신제조 공법이 도입된 합성고무 등 경쟁력 있는 부문에 특화하는 한편, 원가 경쟁력이 우수한 싱가포르, 태국 등지로 빠르게 방향을 틀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범용제품 대신 항공우주, 정보통신, 기능성 수지 등 고부가가치 소재산업에 전력투구한다. 특히 진입 장벽이 높고,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비가 소요되는 헬스케어, 의료, 에너지, 환경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쇼와 덴코는 반도체 재료, 아사이 카세이는 의약과 정보통신, 스미토모는 리튬이온 전지, 태양전지, 의약 사업 등을 진행 중이다.

석유화학협회는 이에 대해 “국내 기업들이 범용 사업에서는 경쟁 구도가 완화될 것”이라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범용품에서 일본 기업의 역공이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굴지의 일본 NCC 기업들이 사업 축소 및 철수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에틸렌을 비롯한 기초 원료를 일본에 수출할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날 수 있다. 그러나 일본 기업이 진출한 중동 및 싱가포르 등 설비투자가 늘어나면, 오히려 일본의 범용제품들이 높은 원가 경쟁력을 무기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범용제품 중에서도 일본이 고유 기술을 가진 합성고무, 아크릴계, 기능성 섬유 등은 향후에도 지속적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국내 기업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이 부문에서는 양국 간 격차가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정보통신용 필름 등 특정 소재 분야에서 일본의 경쟁력은 더욱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필름 및 스마트폰용 필름, 반도체용 재료 등 기능성 화학품에서 일본산 제품의 점유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석유화학협회는 “소재 분야의 일본산 제품의 시장 점유율 및 제품 경쟁력은 더욱 우위를 확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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