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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서방, 씀씀이 줄였다
묻지마 쓸어담기 쇼핑 큰손 요우커
이젠 꼼꼼한 중국 관광객으로 변신

평균 객단가 1년전보다 10만원 줄고
특급호텔보단 중저가 호텔서 머물고
독한 담배 · 붉은색 포장제품 큰 인기



[헤럴드경제=한석희ㆍ손미정 기자]‘통 큰 요우커’에서 ‘짠돌이 왕서방’으로...최근 한국을 찾는 요우커의 모습이다. 얼마전까진 해도 샤넬이나 루이뷔통 같은 해외명품 브랜드를 싹쓸이했던 ‘요우커’들의 입맛이 중저가 한류 상품으로 변하고 있다.

게다가 ‘묻지마식 쇼핑’ ‘쓸어담기식 쇼핑’으로 이름을 날렸던 요우커들이 최근 들어선 ‘꼼꼼한 중국인’으로 변하고 있다. 요우커들의 평균 객단가는 1년전에 비해 10여만원 가량 줄었고, 비싼 특급 호텔에 머물기 보다는 중저가 호텔에 머무는 실속형 중국인들이 늘고 있다.

▶객단가는 줄고…꼼꼼한 중국인=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중국의 3대 명절인 △춘제(음력 1월 1일) △노동절(5월 1일) △국경절(10월 1일) 당시 한국을 찾은 요우커의 객단가(1인당 평균 매입액)는 각각 93만원, 96만원, 102만원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해 춘절 요우커의 평균 객단가는 86만원으로 1년 전보다 10만원 가량 줄었다. 국경절에도 평균 객단가 94만원에 그쳐 날이 갈수록 씀씀이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시간이 지날 수록 요우커들의 객단가가 줄고 있다”며 “실속적인 소비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인들의 씀씀이가 크다고 하지만 일본인 관광객에 비해 상대적으로 클 뿐이지, 최근엔 쇼핑 구매액도 과거에 비해 크게 줄어드는 등 꼼꼼하게 쇼핑을 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유통현장에선 “요우커들이 똑똑해졌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예전에는 사전 정보 없이 매장에 들러 직원이 추천하는 물건을 대량으로 쓸어 담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 들어선 원하는 제품을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미리 확인하고 구매하는 똑똑한 쇼핑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최경식 신세계 본점 화장품담당 과장도 “중국인들이 여전히 통 큰 고객이기는 하나 예전보다 꼼꼼해졌다”며 “매장에서 이것저것 발라보기도 하고 샘플도 챙겨간다”고 전했다.


▶해외명품은 외국에서…한국 쇼핑 목적은 한류=한 유통업체 전문가는 “샤넬이나 루이뷔통 같은 해외명품을 쓸어 담기식으로 쇼핑해간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며 “간혹 그런 중국인들도 있기는 하지만 최근 한국을 찾는 중국인들은 대부분 중저가 한류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해외명품 구매는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에서 하고, 한국에선 주로 중저가의 한류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요우커들이 가장 많이 구매한 브랜드는 MCM과 스타일난다, 뉴발란스, 투쿨포스쿨, 티디에프, MLB, 샤넬, SM타운, 라네즈, 설화수 등인 것으로 조사됐다. 샤넬을 제외하곤 모두 국내 브랜드가 상위권을 싹쓸이한 것이다.

특히 요우커의 입맛이 고가에서 중저가로 바뀌고 있다는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온라인 브랜드로 시작해 백화점으로 진출한 스타일난다를 비롯해 스트리트 캐주얼 위주의 라빠레뜨, 스포츠 의류 뉴발란스, MLB 등 의류는 물론 투쿨포스쿨, 라네즈 등은 모두 중저가로 통하는 브랜드들이다.

▶독한 담배 & 붉은색 포장 ‘띵호와’=요우커들은 타르 함량이 높은 담배와 붉은색 포장의 상품을 선호했다. 최근 BGF리테일이 전국 8000여개 CU(편의점) 매장에서 사용된 은련카드 구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담배의 경우 중국 관광객들은 타르 함량이 높은 독한 제품을 선호했다.

판매량 상위 5개 제품은 람보르기니 6㎎, 람보르기니 8㎎, 보헴시가마스터 6㎎, 보헴시가넘버6㎎, 말보로아이6㎎ 등으로 모두 고타르 제품이다. 또 붉은색을 유난히 좋아하는 중국인들은 국내 편의점에서도 붉은색 포장 제품을 많이 구매했다.

면류 카테고리에서는 신라면블랙과 신라면, 신라면블랙컵, 신라면큰사발, 김치큰사발 등 붉은색 포장 제품이 1∼5위를 휩쓸었다.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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