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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사람> “‘제2 최고은’ 비극 다시는 없었으면…”
-‘예술인 긴급복지’ 첫 수혜 하반영 화백
97세 대장 · 임파선암 힘겨운 투병
“부끄럽지만 후배들 위해 받겠다”



“다 늙어 삶을 정리할 시점에서 수혜를 받는 것이 한편으로 부끄럽지만, 후배들에게 본을 보이기 위해서라도 받겠습니다.”

국내 최고령 현역작가 하반영 화백(97·사진)이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예술인 긴급복지지원’ 대상자 1호에 선정됐다. 지난 3월 27일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진룡)와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사장 김주영)이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예술인을 발굴해 지원한다는 취지로 ‘찾아가는 예술인 복지’사업 추진을 발표한 이후 이뤄진 첫번째 사례다.

하 화백은 “더 많은 후배 예술가들이 예술인복지재단 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환경에서 작품 활동을 펼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곽지균 감독, 최고은 작가 등 생활고 때문에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문화 예술인들의 비극을 막기 위해 문체부와 예술인복지재단이 적극적 맞춤형 복지지원 사업을 추진하면서 올해 예산도 101억원으로 증액했다. 그 첫번째 수혜자인 하 화백은 4월부터 11월까지 8개월동안 매월 100만원씩 지원받게 된다.

97세의 하 화백은 조선미술전람회 최고상(1931), 입선 3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 입선 7회를 비롯해 프랑스 꽁빠레죵(Salon Comparaisions) 금상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을 자랑하는 현역작가로 지금도 조용히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1918년 군산에서 태어나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내고 일제강점기 만주, 중국, 티베트, 대만 등지에서 격동과 혼란의 시대를 몸소 겪었다. 광복 이후에는 유럽과 미국에서 활동하며 평생을 화가로서 외길인생을 걸어왔다.

작년 대장암 수술을 받은 이후 올해 임파선암이 재발해 항암치료를 받고 있지만 별다른 수입이 없어 기초노령 연금만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그의 안타까운 사연이 한 지역매체에 실리면서 소식을 접한 재단 측이 실태 조사와 특별 심사를 거쳐 긴급복지지원 대상으로 확정했다. 하 화백은 암과 사투를 벌이면서도 최근 중국 지하 선교회를 돕기 위한 전시회를 명동 카톨릭회관에서 열고 있다.

하 화백은 “정치,경제,사회 발전에 문화가 빠질 수는 없다”면서 “문화가 발전되어야만 모든 부문이 고루 발전할 수 있고 나라의 격이 높아지니, 어려운 문화예술인의 삶까지 보듬어주는 문화융성 정책은 매우 바람직하며, 나도 죽는날 까지 열심히 해보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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